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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에 갑자기 어디선가 펑!퓨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조가 놀라서 왕왕 짖었다. 엥? 무슨 소리지?

조금 있다가 또 펑!퓨슉~ 하면서 폭발하고 바람빠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뭐지 정말? 

조금 더 있으니 또 펑!퓨슈슉~... 

우리 집에는 터질만한 물건이 없는데 이 소리는 분명 뭔가 펑! 터지는 소리였다. 세번이나 같은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나니까 조조,이모,나 셋 모두 긴장해서 집을 구석구석 돌아봤다. 뭐지?? 집에 터질게 있나?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에 혹시 몰라 모든 코드도 다 뽑고 기다려봤다. 한참을 기다려도 더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아, 잘못들었나보다~ 다른 집에서 난 소리인데 너무 크게 나서 바로 옆에서 난것처럼 느꼈나봐.

그런데 저녁 8시가 되었을 즈음, 조조와 저녁산책을 나가려던 이모가 문앞에서 날 불렀다.

"은비야 나와봐. 도어락 고장났나봐. 문이 안잠기는데?"

후다닥 가보니, 밖에 나가서 문을 닫으면 삐리릭~ 하고 잠겨야 할 도어락이, 삐리릭~~~리릭! 하면서 두번 작동하고 문을 열어버리고 있는 것이었다. 평소 예민한 이모는 뭔가 다른 소리에 문을 잡아당겨봤는데 그대로 열린 것이고. 

도어락 배터리칸을 열었는데 손에 미끌 하며 뭔가 액체가 묻었다. ..? 뭐지? 회색 액체였다. 마침 오늘 도어락 건전지 8개를 모두 갈았었는데, 이런 액체같은거 없었는데 언제 어디서 생긴거지? 잠시 상황을 파악하려고 생각을 했다. 아...

"이모. 아까 그 터지는 소리, 건전지 터지는 소리였네..."

너무 놀랐다. 난 태어나서 건전지가 터지는 소리를 처음 들어봤다. 이모도 마찬가지였고.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라 설마 건전지가 터지는 소리인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어쩐지, 소리가 문쪽에서 크게 나더라니...! 

그리고 순간, 머리속에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미끌거리는 내 손... 건전지...누액.....아... 이거... 엄청 위험한거 아니었던가? 과학시간에 배웠던 것 같은데.. 이타이 이타이 병이라든지... 수은 중독... 아아... 아아아...

비누로 손을 씻고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봤다. 도어락... 건전지... 고장... 

다행히 요즘은 수은전지를 쓰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액 역시 유해하기 때문에 되도록 만지지 않도록 하고 실수로 만졌다면 최대한 빨리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건전지 누액이 묻은채로 눈을 만지면 실명을 한다고...후덜덜...

AS 문의 전화를 했더니 일요일 저녁은 출장비가 두배 이상 비싸다고 해서 그냥 월요일 오전에 고치기로 하고 잠이 들었더랬다. 즉 어제 밤에는 이모와 조조가 거실에서 자면서 우리 집과 나를 지켰다. 문이 열린 집에서 잠을 자는건 불안해서였는지 나도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다. 

지금은 새로운 도어락을 설치했다. 27만원이 들었다. 누액이 고여서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해서 같은 모델로 다시 바꿔서 단 것이다. 이 금액이야 집주인이 부담할 금액이니까 뭐, 좀 번거로웠던 것 말고는 손해본 것은 없다. 

오히려 이번 일로 처음 알게된 것이 있다. 건전지 8개가 들어가는 도어락은 꽤 자주 건전지 폭발 문제가 생긴다는 것. 8개를 다 넣지 않고 한쪽에 4개만 넣는 것을 오히려 권유한다는 것. 즉 건전지 8개 모델은 제일 저렴한 것이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전지가 실제로 폭발한다는 것!!! 배터리 폭발!!!

핸드폰이라든지 여러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이번 일로 더 조심할 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어휴!  

정보: 건전지 터지는 소리는 마치, 공기가 가득가득 차있는 튜브(혹은 자전거 바퀴?) 에 구멍이 터지는 듯한 뻥!혹은 펑! 소리와 함께 푸슈슈슈~ 하는 바람빠지는 소리가 빠르게 난다. 끝.

Comments

Anonymous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내시군요 ㅋㅋ

Anonymous

Of course this had to happen just before moving out :DD

rambam

Yea battery acid is not a good thing to be touching and it's good it didn't cause more damage to the door and it was just the batteries that got damaged. Usually you can tell when batteries are getting bad because they swell up but when they're inside the door lock it must be almost impossible to tell unless you open it lol

Ronny [Rendition]

Yes, normal batteries can explode in rare circumstances. These circumstances are usually: -mixing used up and fresh batteries in the same device (i.e. only replacing some of them, instead of replacing all) -mixing different battery types (rechargeable vs. non-rechargeable) -generally too old batteries (long time past the expiration date) -faulty device (short circuit or constant high current consumption) -faulty batteries (manufacturing failure) Luckily, these types of batteries (unlike the lithium batteries in cell phones etc) don't explode with a lot of force and without a huge flame and smoke. But the fluid that leaks is an acid, so you definitely shouldn't get it into your eyes, mouth or an open wound. Also, the acid usually ruins the device and can leave stains on all kinds of materials, including wood, metal and wallpaper.

Anonymous

Well, i'm glad you didn't get hurt by the battery acid. It could have gotten worse... Funny how things like this had to happen to you now, especially when you're about to move to the new place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