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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은 친구가 이런 말을 했었다.

"아기를 보고 있으면 내가 늙었구나 싶어. 얼굴을 아무리 긁고 상처가 나도 너무 너무 빨리 아물어. 이게 바로 살아있는 세포의 힘인가 싶다니까."

최근에 또 다른 한 언니가 아기를 낳고 비슷한 내용의 포스팅을 한 것을 봤다.

"상처가 나도 하루도 안돼서 아무는 걸 볼때면 너무 신기해~"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영화 X맨이 떠올랐었다. 상처가 나도 금방 아물게 한다거나 팔이 잘려도 새 팔이 쑤욱 솟아나는 초능력을 생각했다. 그렇구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세포의 힘이 엄청나다면 그런게 현실에서 가능할 수도 있겠군 했었다. 

어쨌든 이 말을 들은 이후로 문득 나는 나한테 상처가 났을 때 아물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보게 됐다. 어른이 되면서 상처가 생길 일이 거의 없었는데 조조를 키우면서 수시로 장난치다 상처가 생기니 이 관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꽤 많아졌다.  아주 객관적으로 나의 세포의 생명력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얼마 전 조조와 장난치며 놀다가 손등에 길게 상처가 생겼다. 밤에 잠자기 직전에 벌어진 일이었는데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잠들었더니 다음날 아침에 얇게 딱지가 앉아있었다. 물이 닿아도 아프지 않은걸 보니 상처가 깊지 않아서 금방 새살이 채워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직 딱지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완벽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새우를 다듬다가 베였는데, 바로 연고를 바르지 않고 밴드도 하지 않은채 계속 손가락을 사용했더니 물이 들어가서인지 감염이 되었던 것인지 빨갛게 조금 부었었다. 부어오른 상처부위는 계속 미세하게 욱씬거렸다. 통증이 없어지기며 아물기까지 3일정도 걸린 것 같다. 지금은 상처가 났었다는 흔적은 있지만 전혀 아프지는 않은걸 보니 깊은 상처부위에는 새살이 다 차오른 모양이다.

아기였다면 이정도 상처도 하루만에 다 아물었을까? 신생아의 회복능력은 실로 엄청나서 아침에 다친 상처가 저녁이면 새살이 올라와있을 정도의 속도라고 하니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어렸을 때는 에너지가 넘쳐서 뛰어놀기 바빴고 그만큼 많이 넘어지고 긁히고 다쳤었지만 금새 회복했다. 서서히 나이를 먹으면서 활동량은 줄어들고 그만큼 덜 다치고 한번 다치면 회복이 쉽지 않다. 운동량이 줄어드는 건 단지 게을러져서가 아니라 자기보호를 위한 유전자에서 기인하는 변화인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세포가 활발하게 생명력을 내뿜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말 덧없이 짧네.  

그리고 동시에 진짜 별생각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이사를 앞두고 불안하고 심란해서일까? 오늘처럼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에는 난 진짜 별 별 생각을 다하는구나. 이 동네에서 보낸 2년이 유난히 찰나같이 느껴져서인지도. 

다행인 건 이런 순간에 집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적막이 흐르는 집에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면 한없이 슬퍼지곤 했다. 인생은 슬퍼..슬퍼... 너무 슬퍼. 그렇게 생각했었다. 

사색에 빠진 내 옆에서 지금 이모는 갑자기 집중해서 발톱을 깎기 시작했다. ...... 역시, 이모와 함께 지내기로 한 건 좋은 결정이다.

Comments

Anonymous

When I was a child, every injury always left me a scar :(

Ronny [Rendition]

Yes, it's true. The speed at which cells divide (to replace injured or dead cells) gets slower over time. That's actually the reason why people age. If the healing rate would remain constant, we'd all live forever. But even the quick healing of wounds when being a child is nothing in comparison to the beginning of life. In our moms' bellies, each of us started out as 1 single cell which divided over and over. And magically each new cell knew whether it had to become a skin cell, lung, heart, hair etc... The wonder of life :D So, enjoy life with your aunt and Jojo around. Every moment you share with loved ones is a moment not wasted. :D

rambam

i wouldn't worry too much about hos long it takes to heal, as long as it does heal then everything is fine. it would be cool to regrow an arm though lol also having your aunt around sounds like it's good for you, it's good you'e still going to live together after you move 😄

Anonymous

Just imagine... How cool would it be to have your own healing ability? You can regenerate yourself when you're either badly injured or you have no energy left. Like Piccolo from DBZ for example, he regenerated a new arm during his fight with Cell! Deadpool is another example, he possesses a lot of great abilities that makes him almost immortal. Flying through the air would be an awesome thing to experience (not recommended for those who have either aerophobia or acrophobia)! Self-healing powers would be very useful in today's world, but it only exists in fairy tales, unfortunat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