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rtists Posts Import Register

Content

이모와 함께 살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내가 전보다 일에 있어 부지런해졌다는 점이다. 물론 부지런하게 지내는 데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누군가 나의 하루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역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이유다. 

1. 이모가 조조를 잘 봐준다. 

원래는 내가 일을 할 때 심심해하는 조조를 보며 마음이 안좋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출퇴근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항상 함께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강아지는 스마트폰도 할 수 없고 오로지 낙이라면 산책인데, 난 충분히 산책을 함께해주거나 장난감으로 놀아주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이모는 다르다. 이모의 출근시간은 오후 2시경. 이모는 그전에 이미 2-3번 충분히 산책을 시켜준다. 엄청나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전 8시 즈음 산책, 아침먹고 산책, 점심먹고 산책. 덕분에 나는 일어나서 집안일을 하고 몸을 푼 후 바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2. 시선을 신경쓰게 된다.

집에서 뒹굴뒹굴거린다고 해서 이모가 뭐라고 하지도 않을테지만, 그래도 24시간 같이 지내는 동거인이 생기니 아무래도 내가 나 스스로를 조금은 관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혼자 식사를 2시간을 하든 3시간을 하든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 내가 좀 폭식을 한다 싶으면 이모가 농담조로라도 "너 진~짜 많이 먹는다" 라고 던지게 되고 그럼 스스로도 돌아보게 된다. "그...그치? ㅋㅋ" 그렇다보니 일도 비슷하다. 일에 관해서도 이모랑 이런 저런 고민을 얘기하는 편인데, 말만 하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멋있지 않지 않나. 그렇다보니 행동에 옮겨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게 되고 그렇게 나의 근무시간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죽...죽여줘...

3. 엄청나게 증가한 앵겔지수

이모는 우리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매달 내게 30만원의 생활비를 내기로 했다. 안줘도 된다고 했지만 그렇게 하는게 이모가 마음이 편하다고 했고 그렇다면 나도 그 돈을 이모의 식비로 쓰면 되겠다고 해서 동의가 된 부분이다. 한사람 한달 식비로 30만원은 좀 많긴 한데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다보니 그렇지가 않다. 아무래도 이모는 지금 본인이 살고싶은 집을 구하지 못해 우리집에서 잠시 머무는 상황인데다, 코로나때문에 제대로 일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언제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런 이모에게 먹는걸로까지 스트레스 주고싶지 않은 마음에, 먹는 시간만이라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이것 저것 다양하게 주문하다 보니, 함께 산지 아직 한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30만원을 훌쩍 넘는 돈을 썼다. 밥과 반찬을 주식으로 삼지 않은지 꽤 오래 돼서 요즘 이렇게 다양한 반찬과 밀키트들을 판매하는지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클릭하게 만드는 다양한 음식들이 많다. 

4. 외로움과 우울함이 덜하다

혼자 지낼때는 수시로 우울해지곤 했다. 조조를 보면 행복하지만 또 내가 조조에게 잘 못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면 엄청나게 우울해졌었다. 이 우울함을 풀고싶어서 아빠에게 전화를 걸곤 했지만, 사실 아빠는 나와 멀리 떨어져 있으니 나의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공감해주기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통화를 마치면 조금은 마음이 후련했지만 금새 다시 답답해지곤 했었지. 그런데 이모와 지내면 이모가 자꾸 나한테 말을 걸고 귀찮게 한다. ㅋㅋ 바깥 날씨가 햇살이 좋다 싶으면 자꾸 조조와 대화하는 척 나한테 말을 건다. "조조야~ 엄마가 자전거 태워주면 좋겠지? 그치~? 근데 엄마가 일만 하나봐. 안놀아주나 보네~" 그러면 내가 조금 있다 얘기한다. "잠깐 같이 나가서 바람쐬고 올까?" 이런 식으로 이모 덕분에 하루에 한번 이상 강제로 산책을 하게 되는데 이게 굉장히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누군가와 같이 살면 불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이모와 지내면서 느낀 점은, 사소한 불편함들보다 커다란 장점이 더 많다는 것. 그래서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는 내용이, 조조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가까이 사는 게 좋겠다는 점이다. 

오늘의 짧은 요약!

동거인이 있으면 불편한 만큼 좋은 점도 많다. 근데 확실한 건 돈은 더 엄청나게 많이 든다. 끝! ㅋㅋ 

Comments

Anonymous

장점이 단점을 뒤엎고도 남네요👍

Anonymous

Don't forget the other person in your home... Google Speaker ! 👀

Ronny [Rendition]

I agree with SinJa, this all sounds so positive. I think maybe your aunt and you could look to rent a house in the countryside together? Each of you can have their own room for sleeping and also one for working, so the inconveniences are a minimum. There are no noisy people upstairs and your aunt can cheer you up and take care of Jojo together with you. And even if it's more lonely further away from the noisy city, neither of you would be actually alone, either. And if you share the rent between you, it's no more expensive than an apartment for each of you. Not sure if it would work, but it might be worth some consideration.

Ronny [Rendition]

Yeah, she really should unplug that thing. I'm sure Eagle Eye has hacked it by now and is listening to her singing in the shower. Just be glad the thing doesn't have a camera, too.

rambam

nice that you have someone right now to keep you company. it's different being home because you want to and being home because you kind of have to so good that you got some company. also i'm sure Jojo is loving the extra attention lol

Anonymous

Everything you wrote sounds positive to me. You have your aunt who keep you company and help you take care of Little One (= Jojo), which is great. He must be feeling so overjoyed to get that extra love and attention from his dear mama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