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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플레이스

요즘 밥먹을 때마다 굿 플레이스 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기발한 시나리오에 매 회 흥미있게 보게 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세트장이 실제로 다 지은 것이고 관광도 할 수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배경 마을이 참 예쁘다. 

주인공 엘레나는 윤리의식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가끔 인성 쓰레기같지만, 싫은 걸 싫다고 하고 좋은 걸 좋다고 하며 가식이 없다는 점에서는 쿨해 보이기도 한다. 입사한 회사에서 동료들이 생일을 챙겨줬을 때 단호하게 거절하는 장면에서는 좀 동감하기도 했다. 

“저기, 나는 내가 먹을 케이크를 챙겨 왔으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다음주에 00씨도 생일인 것 아는데, 지금 내가 축하받으면 나도 다음주에 그 바보같은 꼬깔 모자를 쓰고 00씨 생일 축하 준비를 같이 해야 하는거잖아요? 저는 싫거든요. 저는 제가 가져온 케이크 먹을테니까 그 케이크는 킵해두었다가 00씨 생일 때 쓰시든지 하세요. 됐죠? 우린 서로 빚진 거 없는거죠? ^^”

좀 너무한거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항변할 수 있는 것이, 입사할 때 분명히 물어봤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서는 회식이나 근무 후 모임띠위 없는거죠? 화목한 분위기? 전 그런거 딱 질색이거든요.”

가족같은 분위기의 회사를 극혐하고 일과 사생활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그녀는 한편으로는 또라이같이 보이다가도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그녀를 부러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실은 고등학생 때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는 친구들 무리가 있었는데 6-7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 무리의 일원이 되어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2-3명이 다니고 있었는데 나를 제외한 다른 친구가 또 다른 친구와 친해지며 한 명 한 명 자연스럽게 인원이 늘어났던 것 같다. 같이 밥을 먹는 친구가 많건 적건 좋지도 나쁠 것도 없었지만, 문제는 다른 친구들은 서로 더욱 더 돈독해지고 싶어한다는 데 있었다. 

“은비야 다음주에 00이 생일이라서 오늘 학교 마치면 다같이 시내가서 생일 선물 고르려고 하는데 니도 같이 갈래?”

아이들은 각 친구의 생일 때마다 놓치지 않고 챙겨주려 했다. 생일 선물을 같이 사러 가거나 그게 영 여력이 안되면 돈이라도 보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난 잘 이해가 안됐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고 5분 10분이 아쉬운데 선물을 고르러 시내에 간다고…??? 1년에 6-7번씩 선물을 고르러 시내에 놀러 간다구…? 나는 당시 수업 중간에 있는 쉬는시간 10분 동안에도 비문학 지문을 하나 더 풀기 위해 애를 쓰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제안이 너무 나와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00아. 나는 애들 생일 챙기는거 같이 못할 것 같애. 내 생일도 안챙겨줘도 되니까 나는 신경쓰지 마. 생일 챙기는 건 난 나중에 내가 할 수 있을 때 할래. ”

내가 못되게 말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들도 기분나빠하진 않았지만 거리감을 느끼긴 했던지 그 뒤로는 자기들끼리의 다른 행사(?)에 관해서도 나에게 전혀 물어보지 않았고, 나는 솔직히 그래서 정말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은 서운했겠지만 나는 그랬다. 그 거리감은 점 점 더 자연스럽게 커져서 나는 어느샌가 무리에서 빠져나와 다른 친구들 두명과 같이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친구 두명은 여전히 나의 베스트 프렌드 들이다. 비록 일년에 한번도 얼굴을 볼까 말까 하지만 셔로 그런 것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여건이 되면 챙기는 거고 아니면 각자 잘 살고 있으면 되는거니까. 결국 성격이 맞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 셈이다. 확실히 타고난 성향과 성격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원래 속해 있었던 그 친구 그룹은 여전히 단톡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단톡방은 매일 매일 이야기가 올라온단다. (그 그룹 중 한명, 내가 원래부터 친했던 친구랑은 여전히 친하기 때문에 소식을 들어 알고 있다) 유행하는 짤이라든지 오늘 있었던 황당한 일이라든지 기타 등등등. 단톡방에 활발하게 이야기가 오간다는 얘기를 듣고 사실 난 좀 충격을 받았다. 진짜….? 

나는 활동하는 단톡방이 없는데… 너무 신기했다. 두번째로 내가 속하게 되었던 그룹의 친구들, 나를 포함해서 3명은 별로 얘기를 안한다. 우리도 가끔 뭔가 같이 이야기를 할 게 있어서 단톡방을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어느 순간 이야기가 끊기고 그냥 없느니만 못한 유령방이 돼 버린다. 그리고 1년만에 혹은 2년만에 만나도 별로 애들이 말이 없다. ㅋㅋㅋ 말하기 좋아하는 나만 조잘 조잘 수다를 떠는 편이다. 

어쨌든 굿 플레이스의 주인공 엘레나는 진짜 싸가지 없게 말을 해서 그게 문제지만 (상대방이 상처 받게 하려고 애를 쓰는 듯한 느낌으로 말을 한다) 어느 정도는 (정말 아주 쬐끔이지만)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웬지… 저 기준이면 난 확실히 배드 플레이스에 갈 것 같아서 긴장하며 보는 맛도 있다. 아니 기준 너무 빡빡한 거 아니냐고.

그리고 이렇게 한달 굿플레이스를 보며 기다리다 보면 드디어 3월에 킹덤 시즌2가 나온다 꺄~~~~~~ 올레! 

Comments

Anonymous

저는 킹덤의 두 번째 시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결말을 하는 것은 법에 의해 금지되어야 합니다. ><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부산행"는 두 번째 영화를 상영할 예정입니다. :D Even with the Corona, i still love zombies movies ;/ there is something wrong with me.

eunzel

I usually don’t like Zombie movie but Kingdom is awsome!

Ronny [Rendition]

We did that birthday thing at the company, too. It becomes kind of a chore after a while. Luckily everyone agreed on that, so we just stopped it a while ago. When it comes to horror, my favorite is still Resident Evil. Other than that, I usually prefer Zombie parody movies, like "Shaun of the Dead" or "Zombieland". Still scary, but also hilarious.

Anonymous

I never watch zombie movies, I prefer either supernatural or suspenseful movies/shows from the 60's to present time. But it depends on the storyline and how well written it is. Kingdom looks really good though. Might have to check that ou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