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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강연에서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했다. 

"유튜브는 보통 1년정도 잡고 해보라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질문주신 분의 뉘앙스에서의 '1년'은 긴 시간이었다. 몇개 올려보거나 몇개월 깔짝거리는 걸로 멈추지 말고 1년을 투자해보고 판단하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는 것이다. 내 대답은 이랬다.

"1년은 너무 짧지 않나요? 1년 해보고 잘 안되면 접어야 한다고 한다면 저는 너무 슬플 것 같아요. "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며 예체능에 처음 살짝 발을 들여보던 때에 나는 23살이었다. 연기 학원에 다니게 되었는데 우리반 수강생들 중 나는 두번재로 나이가 많았다. 제일 나이가 많은 오빠가 27살이었고 그 다음이 나, 그 다음은 22살, 21살, 20살 아이들이었다. 27살 오빠가 좀 꼰대느낌의 비호감이었기 때문에 자연히 아웃사이더가 되었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게 된 나는 그 무리 안에서 최고 연장자 언니이자 누나가 되었다. 

활동하는 무리 안에서 연장자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23살때부터 "난 이미 나이가 너무 많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1살이던 친구는 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그 친구도 입버릇처럼 "나는 나이가 많다"는 말을 했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이미 데뷔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의 나이가 훨씬 어렸기 때문이다. 21살짜리가 나이가 많다고 이야기 하니 23살인 나는 오죽 나이가 많다고 느꼈지 않겠나. 가끔씩 오디션을 하러 가도 항상 나이때문에 움츠러 들었다.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나이가 많다고 이야기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다. 너무 어리고 빛나는 나이였는데 끊임 없이 마음 속으로 '이미 늦은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포기하지 않은 게  기특한 일이긴 하다. 보통은 늦었다 싶으면 포기할 수도 있었을텐데. 사람은 타고 나는 기질과 성향이 있다는 말이 맞는 듯, 나는 어쨌든 '난 늙었고 도전하기엔 사실 늦었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도전했다. "난 이미 늙었고 이 시장에 내 자리는 없을 것 같으니 이러다가 인생 망할 것 같은 느낌이 강렬한데... 에라 모르겠다 뭐라도 되겠지" 식으로 계속했다. 한 때 '뭐라도 되겠지' 라는 문구 자체에서 많이 위로를 받기도 했었다. 그 문구가 적힌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 가난했어서 그게 익숙해서였는지, 평생 가난하게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게 별로 두렵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세상에 의미 없는 경험은 없듯, 연기 학원 수강 경험은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었다. 특히 연기학원 선생님의 이 말이 큰 힘이 되었다.

"너희들이 무슨 일을 할 때는 항상 5년을 생각해. 지금 뭔가를 시작하고 도전하는 거면 그 결과는 5년 뒤에 나타난다고 생각해. 누군가는 더 빠르기도 하고 누군가는 더 느릴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내가 봤을 때는 5년이야. 지금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으면 너무 성급하게 결과를 바라지 말고, 5년 뒤에 뭔가 작은 것이라도 이 분야에서 이루고 있는 것을 목표로 해. 그게 정석이야."

어떤 일을 할 때는 5년을 내다 보아야 한다는 그 말은 내 마음속 깊숙하게 자리잡았고 지금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문구로 사용되고 있다. 도전 후 5년이 지나면 나의 자리가 작게 생긴다. 또 5년이 지나면 내 자리가 확고해진다. 또 5년이 지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도전을 하다 보면 성급하게 포기하는 일이 없어진다. 성과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쉽게 좌절하지 않게 된다. 짧게 좌절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다. 

세계가 하나가 되면서 시장이 넓고 다양해지고 있다. 나처럼 얼굴이 동글동글하고 광대가 넓고, 춤이나 노래가 뛰어나지 않고, 나이도 아주 어리지 않은 여성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의 시장이다. 70대 박막례 할머니는 파워유튜버 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할머니가 69살때 갑자기 도전해서 1년만에 빛을 봤다고 생각하면 안될 것이다. 팬들이 사랑하는  할머니의 매력은 70년 세월에서 차곡 차곡 얻은 것일 테니까. 

늦은 도전은 없다. 성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빛을 보는 순간이 올 것이다. 꾸준히 하는 것 그게 키포인트. 오늘도 5년의 법칙으로 내 스스로를 토닥인다. 또 5년의 법칙은 도전의식을 활활 불타게 해주기도 한다.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도전하는 건 너무 즐거운 일이다. 

나는 2019년에 그림을 연습하기 시작했으니 5년 뒤에는 적어도 작든 크든 어떤 형태로든 만화 동화책과 관련된 결과물을 낼 것이야 :) ! 

Comments

Anonymous

「遅い挑戦はない」いい言葉ですね!!今でも充分上手でかわいらしい絵を描くのに、5年後はどうなってるんだろうね☺️ スケッチやセルフィーなど届きました!!いつもありがとう🥰🥰

Anonymous

This is actually very helpful ! I'll borrow this philosophy and i will use it from now on. It's less stressful to think that way, very comforting when you have a goal but don't see results right away. ☃️

rambam

I agree that you should think ahead when starting something new because it'll help keep you motivated even though it might be difficult at first. Also you're never too old to try new things, just have fun and work hard at it 😄

Ronny [Rendition]

I fully agree. It's never too late to start something new. And as long as you're having fun, there's no reason to give up at any time. Patience is key. 5 years sounds like such a long time at first, yet time flies so fast. Guys, 2019 is almost over already. Wasn't it Halloween just very recent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