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조건 추가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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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아파트의 단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재활용품을 내놓는 날과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수거해가는 날이 정해져 있고 내놓는 날은 자유이면 좋으련만, 우리동 같은 경우는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월요일 오전 11시까지 내놓을 수 있고 다른 날은 아예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곳의 문이 닫혀 있다. 물론 다른 아파트 동으로 가면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목요일 오전 11시까지 내놓을 수도 있는데 거기까지는 거리가 좀 되기 때문에 재활용품을 들고 걸어가는 게 조금 번거롭다.
그때 그때 재활용 쓰레기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내놓을 수 있으면 조조와 산책나가는 때마다 내놓으면 되니까 양도 많지 않고 쓰레기가 집에 쌓여 있지 않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정해져 있다보니 일주일치가 쌓이게 되면 한번에 들고 나가기 힘들 정도로 양이 많아질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예전에 벽지 도배를 하면서 쓰레기가 나오거나 하면 그 한번의 작업만으로 종이 쓰레기가 어마어마했다. 그런 특별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택배를 좀 많이 시켰다 한 날이면 포장 쓰레기의 양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것들을 바로 내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청소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쌓여 있는 쓰레기를 보거나 정리되지 않은 물건을 보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그래서 큰 물건이나 쓰레기는 그때 그때 내 눈에서 보이지 않게 정리해야 속이 시원하다. (꼼꼼하게 정리하거나 청소를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기는 하다) 그래서 재활용품이 집에 쌓여있으면 꽤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악의 경우는 재활용 쓰레기가 특히 많이 쌓인 주였는데 일요일에 집을 비우게 되는 경우다. 그러면 2주치 재활용품이 쌓이게 되고 양이 많아진 재활용품은 들고 나가기가 부담스러워지고 집은 한결 쓰레기장처럼 변한다. 아… 생각만 해도 불편한 기분이 드는데 문제는 이런 경우가 꽤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왜이렇게 쓰레기를 많이 만들며 사는걸까? 줄이고 줄이려고 나름 노력해봐도 매번 쓰레기는 많이도 나온다. 다음번에 이사를 가는 집의 조건으로 하나를 더 추가해본다. 재활용 쓰레기를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