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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가 최대한 덜 남게 하기 위해 고압산소치료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산소치료는 평소 귀 통증이 심한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 치료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귀가 정말 정말 예민하다. 그래서 날이 조금 추워진 이후부터는 귀를 제대로 막지 않으면 밖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귀마개를 하거나 목도리를 귀까지 덮게 세로로 얼굴 전체를 둘둘 감아 묶는 식이다. 고민이 됐다. 흠... 그래도 한번 해보기로 마음 먹고 기계 안에 들어갔다. 원통형으로 생긴 커다란 기계인데 몸 전체가 안에 들어가고 유리문을 닫으면 바깥과 완전히 차단이 되는 기계이다.

간호사분께서 발살라 호흡법인가 뭔가 하는 호흡법을 알려주시면서 귀 통증이 있으면 그 호흡을 해보라고 하셨다. 코를 막고 바람을 불어 귀와 대기의 기압을 맞추는 호흡법인데 그걸 하면 대개는 괜찮다고. 보통 시작하고 3-4분정도에 귀가 멍멍한 느낌이 오면 그 호흡을 하라고 하셨다. 혹시 모르니 5분까지는 기계 앞에 서계실테니 안쪽에 위치한 전화기로 소통을 하며 힘들면 멈추겠다고 하셨다.

기계를 켜자 마자 귀가 멍멍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 새삼 과학의 신기함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대기중 압력이라는 거 평소에 잘 모르고 살지만 진짜 있는거구나. 그리고 내가 귀가 아팠던 이유가 추운 온도때문이 아니라 온도로 인한 기압변화때문이라는 것도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귀가 정말로 예민한 기관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시작부터 귀가 계속 멍멍해서 코를 막고 호흡법을 했다. 뿌우... 하고 바람을 부는 거였는데 전화기가 울렸다. 통 밖에서 지켜보던 간호사 분이었다.

"이따가 귀가 먹먹해지면 그때 호흡 하시면 되세요 ^^"

"저는 시작부터 아픈데요..??"

"네?? 아, 그러시구나...! "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다. 2분, 3분 시간이 지나갈 수록 먹먹함은 없어지지 않았고 점차 먹먹함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으로 바뀌려고 하고 있었다. 덜컥 겁이 나서 전화기를 들었다.

"저 못할 것 같아요 너무 아파요 ㅜㅜ"

"그러시구나 ㅠㅜ 바로 꺼드릴게요!"

간호사가 기계 종료를 누르자 푸쉬~ 하며 고압으로 가득찼던 산소가 기계 밖으로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통 내부 기압이 변하면서 귀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 산소를 채울 때보다 더 심한 통증이었다. 아악 하면서 양 손으로 귀를 꽈악 막았다. 산소가 빠져 나가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을텐데도 예민한 내 귀는 기압변화를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전화기를 들어 간호사를 부르고 싶었지만 양 손으로 귀를 막고 있어서 전화기를 잡을 수가 없었다. 한 손을 귀에서 떼는 순간 귀 안의 고막이 찢어져버릴 것만 같아서 귀에서 손을 뗄 수도 없었다. 기계를 종료했으니 위험한 상황이 없을것이라 생각한 간호사는 잠시 자리를 비웠고 그동안 나는 아악 소리지르면서 귀를 막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ㅠㅠ 푸쉬~~ 하는 소리를 끝없이 들으며... 아무도 듣지 못하는 비명을 지르며 귀를 꼭 막고 눈도 질끈 감고 있는데 정말 그렇게 공포스러운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더 공기압이 떨어지면 귀 안이 터져버릴 것만 같아서 더 귀를 꽉 눌렀다.

산소가 다 빠져나가고 드디어 간호사가 와서 유리문을 열어 주었는데 차마 귀에서 손을 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살짝 떼려고 하자 통증이 커지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누가 제 코 좀 막아주실래요..?ㅠㅠㅠ"

하고 이야기했다. 간호사가 코를 막아주자 나는 또 뿌~ 하는 그 호흡을 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왼쪽부터 아주 천천히 귀에서 손을 뗐다. 왼쪽 귀 그리고 오른쪽 귀를 순서대로 뿌~ 호흡법과 함께 하고 나니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너무 무서운 시간이었다. 간호사들은 고통에 찡그러진 내 얼굴을 보며 정말 미안해했다. 괜히 아프게 돼서 어떡하냐고.  간호사는 나는 기압에 관련된 치료는 앞으로도 받으면 안되겠다고 하셨다.

어쨌든 그렇게 산소치료는 불발되었다. 다행인 건 새살연고의 효과가 있었는지 의사선생님 말로는 어제보다 오늘 살이 많이 차올랐다고 하셨어서 그걸로 위안이 많이 되었다. 내일까지는 병원에서 소독처치를 하고 상태를 본 후에 목요일부터는 연고를 집에 가져와 내가 직접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권유도 하셔서 그렇게 해볼까 싶기도 하다. 

상처 회복에 가장 중요한 건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거라고 하는데 그렇게 치면 연고를 바르고 재생테이프를 붙이는 것 외에 더 할 수 있는게 없는 셈이다. 레이저는 외부에서 하는 것이니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고, 혈액으로 산소 농도를 높이는 산소치료는 내가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으니 이제 할 수 있는 건 잘 먹고 잘 쉬면서 연고를 발라 촉촉하게 유지하며 경과를 보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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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Anonymous

상처가 생각보다 길고 선명하네요 😱

Anonymous

痛々しいよ😱😭 治療頑張って!!

Anonymous

This month was supposed to be a good one, it started so well, i really hope, December will be the one then, let's finish this year on something good. Damn what happend in this machine... It was scary to read. But the pictures looks promising, i've seen wound before and this one can fully disapear. You are taking care of it correctly, it's going to be okay. Is there any diet or food you can eat to help your skin recover ? Also you need a lot of sleep i think, and sunlight, atleast one hour per day. Guys, my Zellies brothers, let's send her good vibes and positive energy ! Genkidama @ dragon ball Z

Anonymous

Sorry to hear about the treatment causing pain :( It was a good try at least. Let's wait for the ointment to work now and heal it back as best as it can!

Anonymous

흉터 안 남게 잘 회복되길 바랍니다. ㅠㅠ

Ronny [Rendition]

Oh, ear pain because of pressure change. I hate travelling through tunnels in high-speed trains because of it, it always takes several minutes to return to normal. Usually it helps to keep swallowing spit. So if you can't get pressure oxygen, get as much regular oxygen as you can, meaning go outside often. Get oxygen and sunlight (thanks for that hint, Tenshi, you're absolutely right!) Don't go out if it's too frosty, though. Frost and open wounds are a big no-go!

rambam

Sorry to hear it was painful 😰 I hope it heals well with the ointments and the tape

Ronny [Rendition]

To me this machine sounds like one of those decompression chambers they use for divers, if they surfaced too quickly because they ran out of oxygen etc. Just with the difference that it uses air with higher % of oxygen than normal air. And from Eunzel's description I think they increased the pressure too rapidly (should have taken small steps and then keep the pressure constant for the pressure to equalize on both sides of her ear drums before increasing it further) and they released it even quicker, to avoid a panic attack, but that made it more painful on the eardrums, which then suddenly bulged outwards instead of inwards :( But you're right, the wound already looks very clean and is already close to skin tone, so no inflammation at all. It should heal perfectly with ointment overnight and fresh air+sunlight during the day. Luckily Eunzel got the right treatment right away thanks to her sister's advice and finding a hospital that was open on Sunday. Now let's hope it will be sunny and several degrees above zero in Korea for the next few days. If it's too cold (frost is poison for open wounds), Eunzel could find a window that faces south and get some sun from behind that wind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