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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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으로 돈을 빌려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나는 재테크 유튜버도 아니고 “수익 이만큼이나 많이 벌었습니다!” 하는 돈자랑 스웩 (swag) 컨텐츠를 올린 적도 없는 유튜버인데 내게도 그런 메일이 처음 온 것이다. (타 유튜버들은 종종 받는다는 걸 영상으로 본 적은 있었다. ) 싱글맘이라는 발신자는 구구절절 사연과 함께, 당장 어제 밤에도 어린 아이 두명을 데리고 죽고싶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으나 내 영상을 보고 힘을 내었고, 먼 미래에 반드시 갚을테니 아주 조금이라도 돈을 후원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조금만 도와준다면 자신에게는 내가 천사가 따로 없을 것이라며.
같은 내용을 복사 붙여넣기 해서 여러 유튜버들 인플루언서들에게 보낸 것인지, 아니면 내가 유독 호구냄새가 나서 특정해서 보낸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호구 를 번역기 쓸 때 뭐라고 설명해야 하려나, 음 속아서 손해 보는 사람을 조롱하는 단어 정도? ) 후자라면 사람을 잘못 봐도 너무 잘못 보았다. 후원 이라니... 발신자는 아이들의 목숨까지 팔아가며 적선을 구걸하고 있는 것일 뿐. 정말로 사랑하는 자식들이라면 어떻게 그런 끔찍한 말을 한낱 유튜버에게 할 수 있는지, 딱하다는 생각은 커녕 그냥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레퍼토리가 타 유튜버들이 받고 화가 났었다는 내용과 신기하게도 비슷해서 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방법을 찾아 낸다. 언제나 그랬듯. 내가 정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면 , 반드시 , 쥐구멍에도 해는 뜬다. 운전 연습을 안하거나 어중간하게 연습하면 도로주행에 붙을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지만, 30년 경력 모범택시 운전사는 절대 절대 절대 무조건 합격인 것처럼. 충분한 노력은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