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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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바라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이 생긴다.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당연히 있다. 일단 나와 내 동생은 5년간 연락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니까 어련할까.
그런데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 결혼을 준비하는 동생이 검소를 넘어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가진 것이 적어도 마음이 넉넉할 수 있는데 어쩌다 더 마음이 좁고 작아진걸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고 언짢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자존심 강하고 솔직하지 못한 동생때문에 나는 며칠 전에도 어떤 일 때문에 너무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난 한마디의 조언도 하지 못했다. 난 우선 결혼 준비를 해본 적이 없는 미경험자이고 무엇보다 어쨌든 앞으로 함께 살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그리고 사람은 말을 한다고 변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변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아...그냥, 뭔가 슬펐다.
동생은 변했고 앞으로는 더 변할 것이다. 내겐 여전히 너무 낯선 동생의 남편은 앞으로 동생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며 두 사람은 점점 더 닮아가겠지. 문득 결혼이란 게 엄청난 것이구나 싶다. 두 사람이 맞추어 살아가는 것은 엄청난 일이구나. 두 사람만의 세상이 생기는 것이구나.
그리고, 이제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동생의 세상이 넉넉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