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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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후유증?
무엇에 의한 후유증인지도 모르겠는 채로 일이 잘 손에 잡히질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와 사건들이 있었긴 하지만 그런 것들을 이겨내고 꾸준히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말이야. 일주일에 최소 하나라도 영상을 올리지 않으면 쥐도 새로 모르게 잊혀질 것임을 알기에 아예 놓지도 못한 채, 마음껏 쉬는 것도 마음껏 노는 것도 아닌 애매한 시간을 꽤나 오래 보내고 있고 이 점이 개인적으로 못마땅하다. 운전 면허를 따기로 했던 것은 그런 면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면허를 따고 차를 구매하고 운전을 연습한다는 명분은 번아웃과 매너리즘을 정당화하는 완벽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래, 나는 꽤 오래 게으름을 피우고 늘어져 있지만, 이 시간이 끝났을 때 '뚜벅이'에서 '드라이버'로 '레벨업!' 해 있을 테니까. 완벽하게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진 못했어도 적어도 면허증을 하나 땄으니 괜찮은 것이야. 그나저나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로 이 공간에 내가 너무 '약한' 모습만 늘어놓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상대방의 나약한 마음을 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피로가 될 수도 있을텐데. 좋은 이야기 멋진 일들로 함께 기뻐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치만... 여기도 아니면 난 정말 털어놓을 곳이 없는 걸. 내가 더 멋진 사람이면 좋았을텐데.
읽고 싶은 책이라든지 배우고 싶은 새로운 분야라든지,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역마살'이 단단히 끼인 운명인 듯 하다. 힘내서 바짝 일을 하고,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가서 뒹굴거리며 책을 읽는 하루를 보내는 상상을 해본다. 일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목표였고, 작년에도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 10월에 대만을 다녀왔었더랬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너무나 즐거웠고 배운 점도 얻은 친구도 있었다.
올해도 올해가 가기 전에 그만 찡찡거릴 수 있게, 제대로 털어버릴 수 있는 여행을 계획해봐야 할까? 지금까지는 일본, 대만, 시드니 를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어디가 부담 없이 가볍게 다녀오기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