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Patreon)

이 말을 누가 했더라? 너무나 명언이다. 물론 실패하는 것보다 더 쉬운 길이 있다. 기출을 보는 것. 누군가 정답을 가르쳐주면 그것 만큼 쉬운 길이 없다. 그래서 나는 선뜻 다른 사람의 영업비밀을 물어보지 않는 편이다.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라고 자기가 요령을 익히기까지 수많은 시간 낭비가 없었겠나? 그걸 내가 쏙 정답만 알아가려 하는 건 너무 얌체같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검색으로 알아낼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알아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직접 해보면서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요령을 배우는 편이다.

푸드프린터를 사용하는데 이걸 제대로 사용하기까지 장장 3개월 가까이 걸린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나는 프린터를 사자 마자 식용잉크가 아닌 식용 색소를 넣어버리는 바람에 고장내버렸더랬지. 이후에도 사실은 단순했던 사용 방법을 익히기까지 나는 꽤 많은 시간과 돈을 써야 했다. 이것 때문에 정말 스트레스 엄청나게 받았는데, 이제 익히고 나니 사실 정답은 너무나 별거 없는 것이다. 누군가 내게 사용 방법을 물어보고 내가 그냥 한마디로 가르쳐 준다면, 나의 3개월의 노력을 누군가는 1분만에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화가 난다. (웃음) 그래서 진짜 별거 아니지만 솔직히 알려주기가 싫다. 

내 업무 메일 주소로 업무 외의 연락이 올 때가 종종 있다. 그 중에는 갓 유튜브를 시작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유튜브를 키울 수 있느냐" 라는 질문을 요지로 자기 채널을 상담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와 달라는거다. 내 경험상 정말로 유튜브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은 그런 질문 하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채널을 들어가보면 구독자 200명 남짓에 영상도 5개도 올리지 않은 갓 시작한 채널이다. 어떻게 영상을 5개밖에 올리지 않았고 어떤 영상들에도 자신의 정체성은 하나도 담겨 있지 않은데 자기 자신을 유튜버라고 소개하며 나한테 기출을 요청할 수 있을까...? 나는 당연히 그런 메일에는 답장하지 않는다. 당장 자신의 실력은 생각하지 않고 의욕과 욕심만 앞서서 내 유튜브 채널의 '분석' 탭을 공유해 달라고 하는 메일 내용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자존심이 내게는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할 때에도 운영자들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않았고 메이저 BJ에게 묻어가려는 노력도 한번도 한 적 없다. 소박하고 작더라도 내 채널 내 컨텐츠를 키워 나가려고 노력했다. 유튜브에 와서도 그 마음은 똑같다. 장비이건 촬영방법이건 나는 어지간해서는 동료 유튜버들에게 물어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물어보면 대답하는 입장이다. 편하게 만나 서로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 하면서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그런 경우에도 서로 정보에 있어 기브 앤 테이크 수준에서 딱 그 선을 지키고 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가 실패를 겪어 일궈낸 달콤한 열매를 내가 쏙 과실만 훔쳐오고 싶지 않아서다. 그런 마음은 신기하게도 상대 유튜버도 같은 것 같다. 동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내 영업비밀을 침범당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 없었으니까.

오늘도 만들기를 하면서 도대체 몇 번을 실패했는지 모른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그렇게 기어코 성공을 하게 되면 그 때의 쾌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나는 따지고 보면 수시로 실패해 온 인생인데. 이 모든 시간이 성공하기 위한 어머니 단계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오늘도 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