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rtists Posts Import Register

Content

유튜브는, 댓글을 고정하면 고정된 댓글 정도는 작성자가 임의로 삭제하지 못하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보통 댓글을 고정하는 이유는 크게 1. 너무 좋아서 2.너무 싫어서 두가지 인데. 어제 올린 영상에 "니가 멍청하게 살아서 그렇게 당한거다" 라는 댓글을 단 사람을 '아, 이건 정말 짚고 넘어가야겠다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라고 생각해서 고정했는데, 금새 삭제하고는 다시 댓글을 다는 거였다.

"멍청하게 살아서 당해놓고 아니꼬운 댓글은 고정해서 마녀사냥 당하게 할 생각밖에 없죠? 성희롱 당할때도 그렇게 당당하게 굴지 그랬어요 멍청한 은젤님"

아... 이런 자식을 잡을 수가 없다니. 게다가 이렇게까지 관심받는걸 되려 신나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고정하지 말고 그냥 차단할 걸. 어떤식으로든 관심을 준 내 자신이 미워졌다. 한동안 잘 그러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왜 또 순간 욱했던거니. 유튜버의 덕목 1! 흥분하지 말라. 발끈하지 말라. 

솔직히 말하면 나역시 반복되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고통받다 폭로하는 피해자들을 볼 때 이해가 안될 때가 많았다. 요즘도 아예 안그렇다고는 못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건지는 당사자들이 아니면 모르는 일이기도 하고... 원래 남녀사이라는게 참... 복잡하니까. 한쪽이 억하심정으로 상대방을 매장하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거고. 

근데... 진짜 진짜 상식밖의 사람을 갑자기 만나면 순간적으로 사람이 바보가 되기도 하더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건지 메뉴얼조차 준비한 적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닥들이는 경우가 살다보면 있더라. 그래서 평소에 그리 실실대거나 남 비위를 맞추는 성격이 전혀 아닌 나조차도 당시에는 어안이 벙벙해 있었던거고. 물론 난 그 뒤부터 아예 그 선배와의 모든 것을 차단했기 때문에 반복되는 일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후로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일견 답답해보이는 모습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나라고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린 적이 없었을까? "그 순간에 당당하게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누구보다 피해자 자신이 많이 한다. 아무도 선뜻 나서서 나와 함께 목소리를 내주지 않을 때 얼마나 나 자신을 의심했을까? "저 사람들 사실은 내가 잘못 처신했다고 생각하는걸까?" "내가 어떤 처신을 어떻게 잘못했던걸까?" "결국 내가 잘못된거고 세상은 지금이 정상인건가?"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나는 2차 가해라는 게 어떤 걸 말하는건지 알았다.

세상엔 카르마라는 게 있다. 이것 또한 살다보니 그렇더라...? 어제 영상을 올린 직후 뮤지션 여자 선배에게서 카톡이 왔다. 

"은비야! 오랜만에 너 유튜브 영상 봤어~ 근데 너 그거 알아? 000 그사람, 지금 잠적했대."

"네? 잠적이요?"

"응. 네이버 인물정보도 내리고 최신 음원 정보도 다 지우고 인스타도 닫았고. 근데 주변 사람들 아무도 무슨 일인지 이유를 몰라서 다들 수근대고 있던 참이었어."

"그래요...? 제가 영상 찍기 전에 검색했을 때는 ㅁㅁㅁ씨랑 같이 작업한다는 뭐 그런 기사들 있길래 전 그냥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어요. 그냥 어디 휴가간 거 아닐까요?"

"누가 휴가를 가면서 인물정보까지 내리구 가. 이사람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이러는거보면 어디서 큰 사고를 쳤나 하는 생각밖에 안들어."

"그렇군요..ㅎㅎ 전 그냥 컨텐츠로 촬영한건데 어쩌다보니 하필 타이밍이 그렇게 됐군요. 잠적이라..."

"그러게. 본인이 알아서 무너지고 있는 중인듯?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되면 알려줄게 ㅎㅎ너 영상 내 주변 친구들한테 보냈더니 다들 댓글로 누군지 달아버리고 싶다고 난리야. 얼마나 주변에 진상부리고 살았으면. "

뭐... 난 정의를 위해서 총대를 맨 것도 아니고 그냥 내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갑자기 그를 싫어하던 주변 사람들이 통쾌해한다 하니 그것도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난 누구를 위해 대신 싸우고 싶은 사람이 아냐. 

사실 딱히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도 알고 싶지 않았는데, 또 막상 들으니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랬다. 난 아주 평범하게(?) 못된 사람인데, 내 안의 복수심, 잔인함, 그리고 호기심이 '호오?' 하고 고개를 드는 느낌이었달까. 아 근데 이런 감정 정말 좋지 않아. 릴랙스 릴랙스.  어쩌면 정말로 별일 없이, 본인의 심경 변화로, 집안도 여유 있겠다, 그냥 멀리 멀리 장기 휴가를 떠난 것일수도 있겠지만~ 만약 큰 사고를 쳐서 잠적하게 된 것이라면 이게 정말 카르마 인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으니까. 

난 가슴에 맹세코, 살면서 단 한번도 악플을 달아본 적이 없다. 싸가지는 없지만 겁이 정말 엄청나게 많다. 겁이 많아서 그 왜소한 변태 선배 뮤지션의 아구창 한번도 날리지 못하고 그저 어안이 벙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악플이나 악행으로 상대에게 주는 상처가 돌고 돌아 다시 내게 돌아왔을 때 감당할 자신이 없다. 너무나 겁나는 일이다.

오랜만에 나를 울컥하게 한 저 댓글의 작성자도 언젠가는 본인이 한 행동이 얼마나 잔인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이상으로 용서따위 모르는 소인배의 일기.

Comments

Anonymous

관심 안주는 척 pdf로 내 마음속에 저장★ 그 후에 그 양반을 감옥에 저장★ 하시면 됩니다 😊

Anonymous

He doesn't deserve your attention, if he's not a threat to you anymore, forget about this guy is a good move. You don't wanna dive into bad memories it's not healthy. :) Sadly some people are really toxic and hateful on the comment sections of YouTube or else. I guess it's not easy at all not getting involved sometimes. Dealing with negativity is the hardest part of your work. ㅠㅠ I noticed 김설현 haven't posted anything since what happend, the bullying thing. And her comment section is full of hatred even tho... Mina never talked about her. It's crazy how people can react towards celebrity, in a way, you are also a celebrity i think, so you must deal with the same kind of bullsh.t coming from angry and hateful people. Not at the same intensity yet but.. the more successful and famous you become, the harder it get. Sometimes you must have doubts about keep doing it i guess, but i'm happy you are holding on so far. I think everyone here is very grateful for this. 👏

Anonymous

You have every right to share your story and i'm glad you did. If people tell you otherwise and say cruel things like "You should have been proud to have been sexually harrassed...", then they're absolutely stupid. That says more about them than it does about you. What that man put you through was totally inappropriate and I hope he doesn't believe in this thing called karma. He will get what's coming to him.

rambam

The people commenting that are trying to bring you down or defend the sexual harassment aren't worth anyone's time. You deserve to be able to speak out and not be told you did something wrong. You did great by coming out with your experience, I hope it gets better for others also telling their stories of sexual harassment

Anthony (aka Joe Cool)

Don't let anyone tell you that sharing your story was wrong or that you deserved what happened to you. I think it was very brave and wonderful that you were able to share your story with us. I hope your video is able to inspire more women to tell their stories and not be silent.

Ronny [Rendition]

Unfortunately, hate comments are unavoidable on YouTube. Haters will hate, because hate is the only thing they know. Please don't feed them any attention or give them too much thought. Everyone has the right to tell the story from their point of view and so do you. You didn't even mention any names, so if the guy disappeared now, it's either coincidence or his bad conscience, neither one is your fault at all. You did nothing wrong, so please don't let any random commenter on Youtube make you believe otherw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