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Patreon)

내평생 가장 독서를 열심히 많이 했던 때는 언제였나?

어렸을 때 엄마가 사줬던 어린이 그림 동화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에도 오디오북을 더 좋아했다. 오디오북이라는 단어는 사실 요즘에나 나온 것이지... 나때는~ 그림책을 사면 성우들이 정성스레 녹음해 둔 테이프가 딸려왔다. 라디오에 테이프를 꽂아서 잠자면서 매일 매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생 때는 해리포터를 재미있게 읽었긴 했지만... 해리포터를 접하기 전까지는 글씨보다는 역시 만화! 주말마다 빌려보던 만화책을 너무나 좋아했었다. 

중학생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책을 즐겼던 기억이 없다. 딱 한가지 강렬한 기억은 데미안을 읽었던 기억이다. 읽어도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는 책이었다. 책을 단단히 잘못 이해했었는지 당시 데미안을 읽고 내가 생각한 건 이거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갑자기 질문을 하려고 하면서 출석번호를 임의로 부르려고 할 때,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난 안걸린다. 난 안걸려.' 라고 암시하면 안걸릴 것이다! ..... 뭐지? 이후 데미안을 다시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도 내가 왜 저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는 책을 열심히 읽었다. 꽤 재미있기도 했다. 근데 이걸 책이라고 해도 될런지... 그 책은 바로 문학전집. 시험에 나오는 소설, 시들의 일부와 해설을 모아둔 문학전집을 수시로 읽었다. 고등학생 때 집에 있을 때는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했기 때문에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일종의 휴식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때마다 문학전집을 읽었는데 공부라기보다는 마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어서 좋았던 것 같다. 재미있긴 했지만 결국 시험을 잘 치기 위한 수단이었네.

이후로는 책을 좋아했던 기억이 없다. 이제는 컴퓨터와 핸드폰 TV로 온갖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여서일까... 하여튼 책과 조금씩 멀어져 버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에 평균적으로 1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1/4권이라고 했던가...? 책 좀 읽을까 하고 사서는 앞부분만 조금 읽다 만다는 것이다. 그... 평균에... 저도 일조한 것 같습니다만...!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이것 역시 라섹수술 후의 변화다. 일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보니 잠들기 전에는 잠깐 책을 읽어도 괜찮겠다 싶은 것이다. 그리고 사실 고백하자면, 나는 옆으로 누워서 책을 보면 진짜 진짜 진짜 빨리 잠이 든다 ㅎ 나에겐 그 무엇보다, ASMR 보다 강력한 수면제 머쓱 

어렸을 때 친구네 집에서 만화삼국지를 봤던 기억이 있다. 좀 잔인한 만화였는데... 막... 머리가 뎅강 뎅강... 문득 그 만화책이 보고싶어졌다. 음, 구매를 위해 한번 검색해볼까?

가만, 이것도 만화인가. 아.....

오랜만이니까 만화책으로 시작해도 괜찮잖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