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rtists Posts Import Register

Content

이 집에 이사온 큰 이유는 옥상과 옥탑방을 사용할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집에 들어와보니 옥탑방은 악취가 너무 심해 창고로밖에 사용할 수 없었고, 어떻게든지 옥상을 사용해보자 해서 한동안 이리보고 저리보고 궁리를 했더랬다. 

일단 이모 집에서 쓰던 식탁을 옥상에 올려두긴 했는데... 햇빛을 가릴 파라솔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선쉐이드라는 것도 판매하는데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계속 고민을 했다. 오래 오래 정붙이고 살 내 집이면 고민할 것도 없이 사고 꾸미기 시작했겠지만 이 집은 딱 2년만 살고 떠날 집인데다 집주인이 워낙 독특하니 새로운 물건을 사들이기가 영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렇게 고민 고민 고민 고민에 또 고민을 하다가 해질녘즈음 커튼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 

자세히 보니 이전에 살던 할머니가 사용하던 것으로 보이는 빨래줄이 있었다. 그리고 빨래줄을 고정해주는 무거운 봉?도 세워져 있었다. 게다가 잘 살펴보니 옥탑 벽에 못도 몇개 이미 박혀있는 게 아닌가? 이걸 활용해보자! 커튼을 선쉐이드처럼 쭈욱 펴고 각 끝자락에 구멍을 내서 빨래줄에 건 다음, 빨래줄을 못에 연결했다. 낑낑대며 고생한 결과 어설프긴 해도 그래도 선쉐이드가 만들어졌다. 낮이 되면 해가 어느 방향에 떠서 실제로 얼마나 햇빛을 가려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 그리고 선쉐이드를 샀다 하더라도 어차피 이렇게 다는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에 (못을 더 박거나 할 수 없으므로)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것이 최선인 건 똑같았다. 휴!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해를 가리는 천을 달고 나서 보니, 주변 건물들에서 우리 옥상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위치였던 것이다. 즉 해만 가릴 것이 아니라 주변 건물들의 시선을 가릴 높은 가랜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마침 내가 천을 다 달아갈 때 즈음, 주변 집들 중 한 집이 창문을 훤~히 열어놓은 채로 쌍욕을 주고 받으며 부부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가. ㅋㅋ 으아...저기... 저 다 듣고 있는데... 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효...

옥상에 가랜드를 사놓을 수는 없기 때문에 만약 사용하게 되더라도 이웃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삶은 정말 경험과 배움의 연속이다. 옥탑과 옥상이 이렇게 쓸모없을 줄 누가 알았겠나? 오래된 건물은 아무리 안을 리모델링 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 뭐, 어느 정도는 예상 했었지만... 설마 하수구? 냄새 때문에 옥탑을 아예 못쓰게 될 줄이야. 신축 아파트 중간층도 살아봤고 이제 오래된 주택 탑층에서도 2년간 살아볼 것이니, 다음번에는 어디로 이사를 가야 더 만족스러울까? 실수와 배움이 차곡차곡 쌓여서 언젠가는 정말 만족스러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2년 후가 기대되면서도, 2년이 또 너무 빨리 지나가버릴까봐 두렵다.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면서도 빠르게 가지 않았으면 하는 모순된 마음이다.

Comments

rambam

I've never had rooftop areas where I live, I don't think they're too common around here. Were you planning on using it for fun or for work? If for work, covering it with a scent could let you work well but if it was for fun then not sure what you can do besides find exactly where the smell is from and remove/fix it and time is going so fast in quarantine I don't know why we're only a month away from my birthday now 😰😰

Ronny [Rendition]

DIY Eunzel did it again. Whatever you use for protection from sun and neighbors views in the end, make sure it is storm proof. Ideally you can set it up outside when you're outside, but store it inside when you're not on the roof. For the smell, you can check where it comes from. My first guess would be the rain drain, which can be connected to the sewers, so you can sniffle around the drain area first. If it actually is the rain drain, here's how you can fix it: Usually these should have a pipe stench trap, the U-shaped pipe construct that can be found under any kitchen or bathroom sink. But this only works while there's water in it. So if it didn't rain for several days, it probably dried up. In that case, just pour some water into the rain drain. If it still smells from there, you can have a plumber install a stench trap and the problem should be 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