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Patreon)

이사온 집은 언덕에 위치해있다. 경사진 집은 절대 절대 살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예산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언덕집에 오니 뜻하지 않게 스무살때의 기억이 솔솔 난다. 언덕을 올라갈 때마다 그리고 언덕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마다, 스무살 대학교 후문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던 그 풍경이 생각난다. 꼭 다시 대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 이모도 대학생 시절 자취때 기억이 난다고 한다. 정말 딱 그 느낌이라니까...

경사져서 마냥 불편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향수에 젖게 해서 그리 나쁘지 않다. 아직까지는. 다만 조조를 산책시킬 곳이 마땅치 않은 건 단점. 산도 공원도 있긴해도 경사가 있고 조경도 썩 좋지 않다. 휴일에는 차타고 공원을 다녀와 주자고 이모가 제안했다. 네 그래야지요.

아직은 집에 이런 저런 정리할 것들이 남았고 앞으로 어떤 험한 일들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만족하는 이모를 보니 나도 좋다. 오래된 집이기 때문에 분명 한여름 한겨울에 엄청나게 고생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잘한 선택이다. 층간소음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모는 너무나 만족하고 있으니까. 나도 그렇고! 차, 오토바이 소리가 꽤 적나라하게 들어오긴 하지만 방음부스가 막아주겠지...! 부디!

조조는 계속되는 이사에 조금 어리둥절 하는 듯 하다.미안해 왕자님 한번만 더 적응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