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Patreon)

결국 또 이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도 이사 했는데 일년은 살아야지 생각했었지만, 아닌건 아닌거다. 참을 수 있는 정도라면 1년을 살아볼까 했지만 매일 매일 매일 반복되는 소음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단 두달만에 나와 이모의 성격은 매우 흉폭해지고 있다. 짜증도 화도 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었는데 이 집에 이사오고 난 후로는 매일 하루에 10번은 마음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 원래는 진짜 성격 좋았는데...(?) 소음 때문에 사람이 날카로워져버렸네 휴. 

어차피 손해 본건 본거고, 나의 정신을 괴롭히는 문제는 가능한 빨리 없애는게 좋다. 어제는 새벽 4시까지 집 매물을 보다 잠들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이모와 함께 사는 조건으로 집을 구하고 있다. 내일부터 바로 집들을 둘러보기로 했고 가능한 빨리 이모부터 이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모는 이미 본인의 짐을 2달째 짐보관 서비스에 맡기고 있어서 지칠대로 지친 상황이다. 집을 구해서 이모 먼저 옮기고 나는 이 집에 나 다음으로 거주할 입주자를 찾아야 하겠지... 당장 내일부터 집을 둘러보러 차품과 발품을 발게 됐다. 집 알아보고 이사하는거 정말 너무 진빠지는 일인데... 이걸 일년에 두번이나 하게 될 줄 몰랐네.

월세로 들어왔기 때문에 보통은 다음 세입자를 찾으면 문제가 없지만 글쎄, 이사 두달만에 이렇게 되니 집주인이 혹시나 허락을 안해주면 어떡하나 걱정도 된다. 부동산에 전화해서 사정은 말해뒀다. 층간소음 피해서 조용한 집으로 일하려고 비싼 월세 감안하고 들어왔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의 소음이라 더는 못살겠다고. 천장에 파손된 부분이 도대체 왜그런가 했는데 이제는 알겠다고. 이전 세입자가 내게 거짓말을 했고 나는 속아서 입주한것이니 이런 부분을 감안해줬으면 한다고. 오죽하면 안내방송조차도 "코로나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낮밤 가릴 것 없이 층간소음 민원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라고 시작한다고. 전체적 분위기가 "다 아이들 키우는 사정 똑같은데 서로 서로 소음은 이해해주고 삽시다~"하고 어느 정도는 방치하는  분위기이니 다음 입주자도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족이면 완벽한 집일거라고...

물론 집을 내놓을 때 이렇게까지 맹비난하면 다음 세입자를 찾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왜 고작 두달만에 이사비용을 낭비해가며 옮겨야만 하는지 부동산 아저씨에게 말해야 했다. 이모는 걱정했다. "니가 그렇게 말하면 이 집에 누가 들어와 살고 싶겠어." 내가 말했다. " 누군가에게는 이정도가 안시끄러울 수도 있겠지 특히 아기들 키우는 가족한테는.  그리고 일단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가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2달만에 이사간다그러면 번거롭고 싫 않겠어? 적어도 집주인한테만이라도 부동산 아저씨가 상황을 설명하려면 얘기할 수 밖에 없었어. 나머지는 알아서들 해주겠지..."

부동산 아저씨는 오늘은 요근방 동네   전체 부동산들의 휴무일이라 (휴무일인데 전화 받은 부동산 아저씨의 성실함 무엇...?) 내일 전화를 돌리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여러분...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저는 여기를 떠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