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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째 써오고 있던 믹서기가 있다. 이걸로 정말 많은걸 만들어 먹었지만 그 중에서도 과일 스무디를 만들때 가장 많이 사용한 것 같다. 내가 채식을 아주 만족스럽게 유지할 수 있는 큰 이유가 바로 과일쥬스인데, 스테비아라는 허브 추출 당분을 섞어 쥬스를 만들어 먹으면 정말 너무 맛있기 때문이다. 단맛을 좋아하는 나는 단맛 포기하고는 못산다... 탄수화물의 자연 단맛도 좋고 스테비아 단맛도 좋아하는 나는 어쩌면 나중에 병을 앓을지도 몰라...ㅋㅋㅋ

어쨌든 잘 써오던 이 믹서기가 얼마전 고장이 난 것이다. 새로 사야 하나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약 12만원 정도를 주고 새것을 사자니 너무 아까웠다. 다른 소모품들은 다 멀쩡한데 본체의 플라스틱 부품 하나가 나간 것 같은데... 이거 수리 될 것 같은데...?

해서 본사에 전화를 해서 문의 후, 택배로 본체를 보냈다. 며칠 후 전화가 왔다.

“보내주신 부품이 본체에서 나온게 아니라~ 믹서기 칼날 아래쪽에 연결되어 있던거네요. 칼날만 새로 구매하시면 되는데 그렇게 진행해드릴까요?”

앗!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인 줄 알았던 그것은 실은 칼날의 아래쪽 (본체와 연결되어 회전하는 부분)이었던 것이다. 복잡할 줄 알았던 수리는 이렇게 택배비와 칼날비를 지불하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예전에는 물건이 고장나면 바로 새걸로 사곤 했다. 수리를 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던 때였다. 고장나면 이 물건의 수명은 당연히 끝 아냐? 하던 시절. 이제는 나도 어른이 되었는지 고장난 물건도 돌아보게 된다. 힘내... 넌 더 가능성이 있어! 하는 느낌이랄까. 고장난 물건이 나처럼 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특히 요즘은 코로나 사태로 엄마도 아빠도 이모도, 모두가 수입이 현저하게 줄어 힘들어하고 있어 내 마음도 함께 무거워진 상태였다. 난 꼭 코로나의 영향이라기보다 유튜브 수익이 줄어든지는 꽤 된지라, 원래도 불규칙한 수입을 생각하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장비나 인건비에 투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시들 시들 시들어가니 묘한 부담감이 있었다.

이런 시기에 믹서기를 통째로 새로 사지 않고 부품만 갈아서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 자체로도 괜히 뿌듯했다. 헤헤. 칼날을 바꾸고 작동하니 윙~~~ 잘도 돌아갔다.

오늘은 맛있는 체리쥬스를 만들어 먹었다. 하... 맛있는 거 먹을때 진짜 제일 행복해!

Comments

rambam

Good that it's not broken! Home appliances can be pretty expensive so it's never good when they break but nice that it was just in need of a new blade. Enjoy your smoothies 😋😄

Anonymous

손에 익은 물품들 버리기 싫죠!

Ronny [Rendition]

Good to hear that you're getting more and more of a DIY person. :) Soon on YT: Tool Time 👩🏻‍🔧 with Eunzel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