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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쉽게 질려하는 성격인데 특이하게 음식은 그렇지 않다. 한가지에 꽂히면 그게 질릴 때까지 10년도 더 걸리는 것 같다... 그 예로, 공차를 미친듯이 마시다가 약 6-7년만에 이제 조금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차에서도 맨날 똑같은 메뉴만 먹으니... 말 다했다. 

고구마를 오븐에 구워서 군고구마를 만든 다음, 감자를 렌지에 돌려서 수분을 날아가게 만들어서 같이 먹으면 그게 너무 너무 맛있어서 매일 먹어도 당최 질리질 않는다. 그리고 가끔 팬분들이 보내준 김에 두부라든지 새우라든지, 또 가끔은 집에서 야채로만 훠궈를 해서 매콤함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기도 하는데. 딱 이게 전부다. 거의 이 루틴으로 항상 반복해서 먹기 때문에 "뭐 먹지?"를 고민하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이모와 함께 살면서 상황을 바뀌었다. 이모는 어쨌든 우리 집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고 난 이모를 서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항상 음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반찬이다. 

반찬을 주문해보니 가격이 정말 사악한 것이다... 오이 소박이 5000원어치의 양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이럴수가... 커다란 오이를 통째로 2개를 사면 비싸봤자 1500원에서 2000원일텐데, 몇조각에 5000원이라니. 다른 나물들도 마찬가지. 반찬은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다. 한번씩 시켜먹어 보고 나서 이모와 상의를 했다. 이건 아닌 것 같아. 집에서 만들 수 없는 건 사먹고 아닌 건 차라리 직접 만들어 먹자. 

그래서 어제는 내가 이모를 위해, 미나리 된장 나물, 콩나물 무침, 달래 무침을 만들었다. 오전에 잠을 깰 겸 한시간정도 조물조물 하니 뚝딱 3종 나물이 만들어졌다. 은근히 집에 재료들은 다 있고 레시피는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정성만 들이면 만드는 거야 일도 아니다. 맛있게 잘 만들어진 나물을 보고 이모는 아주 든든해하며 말했다. 

"넌 참 신기하다. 귀찮은 거 싫어하면서 나물 만드는 건 또 어떻게 잘 한대?"

"음 그건 말야... 나물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내가 엄청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 같거든 ㅋㅋㅋ "

사먹는 반찬의 가격을 생각했을 때 3종 나물을 사먹었다면 적은 양에 최소 만원은 들었을텐데 직접 만들어 먹으니 듬뿍 만들고 5000원도 들지 않았다. 가성비 좋은 요리를 할 때는 재미있게 하는 편인데 나물은 정말 가성비 최고다 ㅎㅎ 기본 재료들이 집에 다 있다면 말이지. 

이모랑 함께 사는 동안에는 앞으로도 종종 취미로 나물을 만들 것 같다. 이모 덕분에 이모 식사 시간에는 집에 봄냄새가 난다. 특히 미나리 냄새는 정말 향긋하다. 

비록 외출은 별로 할 수 없지만 나물로 봄을 느끼고 있다.

Comments

rambam

Right now would be a good time to try different types of dishes with the ingredients you have. Keeps you busy and entertained trying to learn something new! And yes making the food is much cheaper than buying it premade, it takes some effort but you save quite a bit of money so it's worth it. Keep enjoying your sweet potatoes and the new dishes you try making soon 😋 잘자요!

Anonymous

I miss your brownies... they were delicious. :D It's not a vegetable but... awwww. Scientists need to come up with a new tech, allowing us to trade food ! A teleporter or something. Then i could send some food from France and ask for korean food krrrr :D . Also i would trade with Toy aswell because i can't find any mexican food where i live. Well... let's get rid of the Corona first, it's unsafe to send packages right now. I really wanted to go to Korea this december but i'm not even sure if this situation will be over by then, it's so crazy.

Ronny [Rendition]

Once again it shows that your aunt's stay with you has a lot of positive effects on you. As I said before, it might be worth it to look into moving into a house together. A larger house with enough rooms so you can both work independently without getting on each others nerves. But also small enough that the shared rent for each of you is no more than a regular appartment.

Anonymous

고구마에 나물 같이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