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Patreon)

컴퓨터 구매때문에 들린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서 주차하다 벤츠를 꾸욱 눌렀다. 처음엔 벤츠인지도 몰랐다. 누르고 다시 나와서 보니 엠블럼이 낯이 익은 세개의 시계 바늘이었고... 아 외제차인데. 뭐더라? BMW는 파란색인데.. 아우디는 동그라미고.. 아! 벤츠! 했다. 왁 ㅎㅎㅎㅎ 내가 기어이 벤츠를 박았구나.

박았다기 보다는 차량의 왼쪽면을 꾸욱 눌렀다 뗐다는 표현이 적절했는데, 외관을 봐서는 별 문제가 생긴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차량에는 차주의 번호도 없었다. 그대로 튀어서 안걸릴 수 있다면 튀었겠지만, 혹시 내가 못본 문제가 있었고 뒤늦게 잡히게 되면 괘씸죄가 더해질 터였다. 메모지를 꺼냈다.

“안녕하세요 차주님! 연락처를 못찾아 메모를 남깁니다. 주차를 하다가 차주님의 차량 왼쪽과 접촉이 있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아무 흔적이 없어보이기는 한데ㅜㅜ, 혹시 문제가 발생했다면 연락주셔요. 정말 죄송합니다! 010-***-****”

앞 와이퍼에 메모를 끼워놓았다. 뭐 보험 들어놨으니 보험 처리 하면 될 것이고, 주차 문제로 이미 한번 보험처리를 했었기 때문에 이번 건까지 누적되면 보험료가 오르겠지만 그것도 내 운명인것을~ 하고 생각했다.

근데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 아무 연락이 안온다. 음, .. 음? 괜찮은건가? 음......? 음? ㅇ.ㅇ 흠.. 제발 벤츠가 겁나 튼튼해서 아무 이상이 없었거나, 차주가 아주 너그러운 사람인 것이면 좋겠는데...

교훈: 주차시엔 옆차의 엠블럼을 먼저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