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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꾸준히 내 일기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동네 과일 가게를 이용하지 않은지 꽤 되었다. 가격은 다소 비쌌지만 맛있어서 애용했던 그 곳에 발길을 뚝 끊게 된 이유는 아르바이트생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불필요할 정도로 과하게 친절했다. 과일 배달을 명분으로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받은 관심에 대응하는 반응을 하지 않자 어느 순간부터, 고객에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불친절해졌다. 눈을 마주치기는 커녕 구매 과정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나는 과일과 서비스를 돈을 내고 구매하는 고객인데, 나를 불편하게 하는 직원이 있는 곳에 가고 싶지 않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음같아서는 뒤통수를 처 갈겨주고 싶은 알바생을 뒤로 하고 어쨌든 발길을 끊었었더랬다.

그런데 오늘, 냉장고에 사과만 똑 떨어졌는데 사과 한봉지 사러 차를 타고 마트에 다녀오긴 그래서 몇개월만에 다시 동네 과일 가게에 갔다. 나는 항상 어느 상점을 들어가든 ‘안녕하세요’ 하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한다. 가게 안에는 사장님과 그 알바생이 있었는데 사장님은 ‘어서오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신 반면 알바생은 말한마디 없이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휙 창고로 들어가버렸다. 과일을 계산하고 나가면서 다짐했다. 여기는 다시는 오지 말아야겠다고. 다음부터는 과일 한봉지만 사야 하는 경우엔 그냥 과일을 먹지 말아야 겠다고.

얼마전 인스타 디엠을 하나 받았다. 그동안 나를 귀찮게 해서 미안했다며 다시는 내 눈에 띄지 않겠다 잘 지내라는 내용이었다. 미안하다고 하고 있지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난 그 사람이 누군지도 잘 모르고 우리 사이에는 당연하게도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 일도. 이게 도대체 뭔 소리인지 누구길래 이러는건지, 그 사람 채널에 들어가보았다. 포스팅들을 보니 알겠더라. 아... 이 사람은 얼마전 행사 때 처음 나를 보고 사인을 받아갔던 사람이었다. 생각해보니 행사 이후로 남겼던 댓글들이 묘하게 불편해서 ‘좀 지나치게 자기만의 세상에 사는 사람인가보네...’ 라고 생각했었더랬다. 그 사람이 내게 노골적으로 삐진 티를 내며 서운해하고 화를 내고 있었다.

메시지를 읽은 내 솔직한 심정은 당황보다 다소 공포스러웠다. 채널을 찾아가 본 그 사람의 포스팅들이 주는 느낌이 기괴했기 때문이었다. 망상이 정상 수준을 넘어 조금 심각해 보였다. 웬지 그 사람은 행사 이후 일방적으로 나와 알아가고 썸을 타다가 결국 내게 삐지고 화가난 것 같았다. 어쩌면 그 사람은 크리스마스 전에 나와 사귀게 될 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무서웠다.

살면서 내가 준 호의만큼을 똑같이 되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더 알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상대방이 똑같이 내게 같은 만큼의 관심을 갖는 경우가 오히려 기적같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내 호의가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화가 나지는 않는다. 서운하고 무안할 수 있지만 그걸 상대방에게 티내며 질책하지는 않는다. 난 당연하게도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 감정을 어떻게 강요한단 말인가. 그래서 이런 류의 사람들을 접할때면 너무 당혹스럽다. 유튜버로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상대방에 대해 아예 신변조차 잘 알지 못하는 이런 경우는 당혹을 넘어서 공포스럽다.

... 이무이 짧무이 공포만화 이런거 그만 봐야겠다. 안그러면 나 무서워서 행사고 뭐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애. 지금보다 더 집순이 되면 그건 좀 문제가 있는데.

Comments

Anonymous

고생하셨어요ㅜ 항상 은젤님 속삭이는 것만들어서 큰소리로 인사하는게 잘 안 그려지네요ㅎ

Anonymous

そういう事あると本当に怖いね… ヤバい奴は何もしないで無視してるのが1番じゃないかな!

Anonymous

Wow, that's scary. Because you are becoming more and more famous, you will have to deal with more things like this... it's not fair but it seems, no one can avoid this. It would be smart not to go to these event and meeting alone from now on, even tho, it was a public area. And if you feel something is really wrong with someone, talk about that person to someone you trust, a close friend or family. It's a safety mesure. Your line of work has it's own dark side and difficulties. 😕 Hopefully it wont made you too distant from the rest of us. Damn our Zellies family have doubled since your last video ! That's a happy thing but it's even more work for you. If you ever get to the point where you can't handle it anymore, because of the amount of work, be sure to set a limit per tiers. Be careful with your health little Zel. 😉

Ronny [Rendition]

That sounds scary... Sometimes I think it's a law of nature that usually the person someone is interested in, isn't interested in them and vice versa. But from own experience I know that it's hard for the interested person to realize this. I found that when i'm interested in someone, I often read things into their words and actions that would mean they're interested in me as well. Often times, when we talk about it openly later, it turns out this was never intended by them and instead it was just wishful thinking on my part. As you said, it's sad and embarassing, but I never blame the other person for my misunderstandings. After all, by trying to be close to them, I probably made them feel uncomfortable, too, without realizing it. That's why it's so important to talk about these things. Of course, with reasonable people a serious talk and a clear "No." should be all that is required to clear up the misunderstanding and make them stop. If they like you, they surely don't want to make you feel uncomfortable. Just make sure to put the "No." clear enough, so it gets through their filter of selective perception and snaps them out of their wishful thinking. But there are surely some unreasonable people out there, especially when it comes to somewhat famous people. Then things can become dangerous. So as Tenshi said, please be careful and seek support if required.

Anonymous

별 사람이 다 있네요.. 조심하셔요 ㄷㄷㄷ

Anonymous

불편한 댓글 궁금하네요.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나에대해 알고 좋지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저도 무서울것 같아요... 힘든 유튜버의 삶

rambam

some people are crazy, stay safe Eunz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