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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갔는데 호빵이 눈에 들어왔다. 날이 조금씩 추워지면서 더 잘 보이게 진열을 해 둔 모양이었다. 아, 물론 빼빼로가 더 잘 보였지만 말이다. (한국에서는 11월 11일이 빼빼로데이 라고 해서, 발렌타인데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빼빼로 라는 과자를 선물하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빼빼로 과자 회사가 만든 날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

어렸을 때는 야채호빵과 피자호빵만 먹었다. 그 때는 많은 것을 내 기준으로 옳고 그르다고 생각하던 나이였다 보니 팥호빵을 먹는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중학생 시절 학교 매점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호빵의 종류 역시 야채와 피자가 압도적이었고 가격도 팥호빵보다 비쌌다. 내심 ‘팥호빵 따위 누가 먹어?’ 라고까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먹게 되는 호빵은 모두 팥호빵이다. 호빵, 찐빵 모두 달콤한 팥앙금이 들어간 호빵을 찾게 된다. 오늘도 마트에서 팥호빵 봉지를 보고 잠시 구매충동에 멈칫 했지만, 기왕 먹을거면 인터넷에서 조금 더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진 통밀팥호빵을 따로 시켜 먹거나, 하루 날잡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자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어쨌든 집에는 며칠 전 장을 봐두어서 이미 먹을 것이 많으니 말이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해 주는 것들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다시금 ‘시간’의 힘을 느끼게 된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깊은 깨우침을 주는 것이 무언가 대단한 사건이나 사물이 아니라 호빵 정도의 평범한 일상인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Comments

Anonymous

ペペロってどんなお菓子かなと思って調べてみたら、日本のポッキーっていうお菓子にめっちゃ似てた!! ちなみに日本では11月11日は「ポッキー&プリッツの日」というのがあります😋 どの国も同じようなものがあるんですねww

Ronny [Rendition]

Amazing, what seemed like a typical post about food suddenly turned into a philosophical approach to the passage of time... Yes, realizing that one's perception of things has changed is one of the ways we realize how time passes. But this only works with things you don't think about very often. It's the same with people. For people you see almost every day (and for yourself as well), you don't realize how they age a tiny little bit every day. Only when you see photos from 5 or 10 years ago or you meet people you haven't seen in such long time you suddenly realize how much they have changed meanwhile.

rambam

Sounds like 호빵 has the power of 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