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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차 사고가 났다. 주말이라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많이 가는 공원에 갔는데 주차요원 아저씨가 나를 평행주차로 인도했고... 천천히 묵직하게 앞차의 왼쪽 뒤를 살포시 밀었다.

‘망했군’ 하는 생각과 동시에 ‘언젠가는 이럴 줄 알았다’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면서 여하튼 별로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문제가 생겼으면 배상을 해드려야 하는 게 맞고 보험도 가입 되어 있으니 걱정할 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입구에서 평행주차를 시도하느라 시간을 잡아먹는 바람에 내 뒤에 주루룩 입장을 기다리며 줄서있던 수많은 차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대기하게 했음에 너무나 당황했다 ㅠㅠ

주차 요원 아저씨도 예상하지 못한 복병 초보 운전자를 만나 황당하셨던지 “그냥 나와요 나와! 뒤에 차들 다 기다리는데 뭐하는 거예요. 저기 2층 안쪽으로 들어가서 후진주차 해요. 초보면 초보라고 말을 하지...!” 하셨다. 죄송합니다... 초보 딱지 붙이고 있었는데 뒤라서 잘 안보였나 봐요... 애초에 평행주차 하라고 하셨을 때 자신 없다고 했었어야 하는데 저는 제가 잘 할 줄 알구 크흡.. 여하튼 앞차를 보니 세상에나 엄청나게 찌그러져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이정도였어?? 주차요원 아저씨도 고개를 절레절레 하셨다. “얼른 주차하구 다시 여기로 오세요. 연락해서 처리해야 하니깐”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안쪽에 후진주차를 하고 내려 내 차를 살펴봤다. 어째서인지 아무리 봐도 차가 깨끗했다. 뭐지? 다시 주차장 입구쪽으로 와서 요원 아저씨가 알려주신 대로 내가 긁은 차주분께 전화를 드렸다. “안녕하세요~ 지금 ㅇㅇ공원 구경하고 계시죠? 아 다름이 아니라, 죄송하게도 제가 주차하다가 차를 긁어서... 네네. 이게 좀 많이 눌렸네요..? 좀 심한 것 같은데. 네 아휴 죄송합니다.”

전화를 받은 차주 분은 어차피 구경 다 하고 나가려던 길이었다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 기다리는 동안 주차요원 아저씨는 “원래 물어주고 그러면서 운전 배우는거요 ㅎㅎ” 하셨다. 곧 차주이신 아빠,엄마,아들 3인가족이 오셨다.

“구경하시는 데 놀라셨죠? 방해해서 너무 죄송해요. 제가 초보라 주차하다가 긁었어요 ㅜㅜ” “아 아녜요 저희 정말 마침 다 보고 나오던 길이라~ 차 한번 볼게요.”


“아~~ 별거 아니네요. 여기 살짝 긁힌거 이건가본데. 이정도는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아? 여기 찌그러진 거는?”

“그건 예전부터 원래 그랬어요. 센서만 고장 안났으면 괜찮으니까 그거만 한번 확인해볼게요. ㅇㅇ아(아들) 뒤에 천천히 지나가볼래?”

센서확인, 문제 없음.

“괜찮네요.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ㅎㅎ”

“네?? 아니 그래두... 정말로 괜찮으세요?”

“네 정말 괜찮아요.”

당장 어제만 해도 조금만 긁어도 수십만원을 청구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예상 못한 반응에 당황하기도 했고, 이렇게 말해주시는 게 너무나 감사하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대로 넘어갔다가 나중에 말 바꾸셔서 더 문제생기는 거 아냐...???’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그 상황에 ‘정말 괜찮다고 얘기하셨다는 사실을 녹취 좀 할 수 있을까요?’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너무 감사해서 그러는데 제가 번호로 뭐라도 보내드릴게요.. 정말 감사해요~!”

“아 정말 괜찮습니다. 들어가세요”

그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꾸벅 인사를 했다. 요원 아저씨가 “어떻게 됐어요?” 물으셨다. “봐주셨어요 하하” “그래요? 좋은 분 만났네.”

얼른 아웃백 외식상품권을 결제해서 사고 차주분께 전송했다. “너그럽게 넘어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너무 좋은 분인 게 사실이지만 내 입장에서도 어떤 사건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하기로 서로 합의가 되었는지를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의 표시도 할 수 있고 합의를 증명도 할 수 있으니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이럴 때는 법을 배운 나라 어쩔 수 없다 싶었다 ㅜㅜ ㅋㅋㅋ 그래도 불신시대 아니겠나.

바로 전화가 왔다. “아니 정말 이런거 안주셔도 되는데!” “아 제가 초보이구 처음 사고 낸건데 정말 너무 감사해서 드리는 거라서~ 그냥 사용해주시면 안될까요? ㅎㅎ” “아효 참 ㅎㅎㅎ 뭐 어쨌든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뺑소니 이런걸로 신고 안할테니까~. 어쨌든 주셨으니 잘 쓸게요 고마워요~”

먼저 조조와 산책하고 있던 이모와 만나서 사고 이야기를 해줬다. 좋은 분을 만나서 참 다행이라고 그런 사람은 복받을 것이라고 했다. 내생각도 그렇다. 감사한 가족. 행운이 덩굴째 굴러들어가길 바라며, 나는 평행주차를 유튜브 동영상으로 좀 배워야겠다.....

Comments

Anonymous

Guys... we need to give her money so she can add armored plate on Eunja, she need an armored car ! She's going to act in the next Fast & Furious, along side Dominic Toretto, then be in the next Mad Max aswell, :D :D

Anonymous

けが人がいなくて良かった。それに、優しい人達で良かった!!

Anonymous

Lucky you!

Ronny [Rendition]

You are very lucky, it was only a small scratch on the other car (if I understood correctly, the big dent was there before) and 은자 is completely unharmed. And the other driver was very nice, maybe he was one of your viewers :) And today's lesson to learn: never let the people behind you make you nervous. Getting nervous and trying to rush it is usually recipe for desaster. Take your time, everyone was a beginner once. Don't you have a beginner sign on the car, so the parking assistant should have known it could take you a bit longer?

rambam

Eunzel's first accident! It's a good thing they were nice, some people would get very angry and start yelling even though their car would be fixed. Good idea to learn how to parallel park, it's very useful since it's a pretty common way to park the car try it in empty parking lots so there's no pressure at first 😄

Anonymous

꼼꼼하게 잘하셨네요. 저도 구두로 한 건 꼭 증거를 남겨요. 특히나 돈이 걸린건 뒤돌아서서 다른말 하거등요. 교통사고는 특히나 "예 예 그렇게 합시다" 해놓고 튀통수를 여러번 맞은지라 은비님은 첫 사고인데 대처 잘하셨네요.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