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이 있는 게 좋더라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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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팟캐스트를 듣다가 유세윤씨가 나왔던 에피소드를 들었다. 코미디언으로 개그 프로그램과 예능 방송 모두에서 최고의 위치라 할 수 있는 유세윤씨가 라디오에 나와 이야기하는 걸 듣는 건 재미있었다. 성공한 사람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 나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있지 않나.
유세윤씨는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 비해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태도로 상대방의 다름을 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다. 하지만 유세윤씨의 포용은 그 범위가 엄청나게 컸다. 절친으로 알려진 장동민, 유상무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믿지 않지만 친하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패널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신뢰하지 않는데 친구로 지낼 수 있죠?" 라고 물으니, "같이 놀면 재미있으니까요. 걔가 거짓말하는 걸 제가 알고, 제가 안 믿는 걸 걔도 알아요. 그러니까 그냥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라고.
"저한테 둘 다 000원씩을 빌려가고 아직도 안 갚았어요. 가끔 명품 옷을 입고 있다가 저를 만나게 되면 흠칫 놀라는 게 보여요. 근데 전 신경 안써요. 더 많이 안빌려준 게 어디에요. "
"어떤 경우는 정말 믿었는데 알고보면 거짓말이었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전 그냥 저를 탓해요. 아 그것도 믿지 말았어야 했는데 9를 안 믿었는데 1 그걸 믿어서 속았네. "
"친한 것과 믿는 건 달라요. 전 그 두사람을 하나도 안믿어요.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요. 신뢰가 있어야만 우정이 있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하거든요. "
가만 듣고 있으니, 나와는 그런 부분은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은 역시 모두가 정말 다르구나. 확실히,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을 모든 경우에 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 받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 것 같았다. 그럴 수 있으니까. 앞으로의 나는 어떨지 몰라도 아직까지는 나는 '그럴 수 없는' 선이 확실히 있는 사람이다. 많은 경우 그럴 수 있더라도 '에이 그래도 이건 아니지!' 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침범당하는 순간 스트레스 받는 것도 사실이고.
지금으로서는 '그럴 수 없는' 기준이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 멋져 보인다. 모든 일에 화내지 않고 해탈한 듯 넘어가는 사람보다는, 본인의 기준에서 분노할 일이 있을 때 시원하게 분노하는 사람이 좋다. 본인 기준에서 아닌 건 아니라고 확실하게 장벽을 세우는 사람이 좋다. 왜냐하면...
왜일까? 생각해보니 답이 또 단순하더라.
장벽이 있어야 내가 그 안에 들어갔을 때 뿌듯하고 기분 좋잖아.
*내일 오후 1-2시경 방송 켤게요 :) ! 공부하고 노래하는 뱅송
Stream at around 1-2PM tomorrow! Let's study and sing toget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