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차차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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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은 광복절이자, 올해 8월 15일은 이모의 생일이었다. 음력 생일이라 매해 조금씩 다른데 올해는 마침 광복절이었다. 당연히 잘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하필 오늘이 엄마가 휴가차 서울에 올라오는 날이었고 다들 그쪽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오전부터 엄마와 동생, 예비 제부 셋은 웨딩드레스와 한복을 보러 다니느라 분주했고 나,이모는 집에서 조조를 챙기며 셋을 기다렸다. 저녁시간이 되어 식구 다섯명에 조조까지 복작복작 시간을 보내고 동생네가 가고 난 후 두어시간 지났을까. 이모가 입을 열었다.
“근데 그러고 보니 나 오늘 생일인데 왜 아무도 축하한단 말도 없고 선물도 없어?”
헐...... 우리 모두가 막상 오늘이 되어 잊어버린거다. 심지어 이모 본인조차도! 우리 중 그 누구도 선물은 커녕 말한마디 하는 것도 잊어버린 것... 이를 어쩌면 좋아. 뒤늦게 수습하려고 축하한다고 하며 선물은 물어보고 사주려고 했다고 뭐가 갖고싶냐 물었지만 이모는 지금 당장 갖고 싶은 건 마땅히 없지만 그래도 서운한 건 서운하다고 했다. 오늘이 가기 전 다 같이 영화라도 보러 갈까 하니 이모 마음 속의 오늘은 이미 끝났단다... 선물은 차차 갖고 싶은게 생기면 이야기 하거나 내가 좋은 선물이 생각나면 해주거나 하기로 했지만 어쨌든 난 정말... 바보 멍청이. 어제 밤 이모집으로 넘어와서 잤으니 내가 바로 옆에 있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생일축하해 한마디로 시작하는 거 그게 뭐가 어렵다고 못했을까 싶다.
먹든 안먹든 케익 하나정도는 준비해서 기분이라도 내야 하는 게 생일인데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하루를 보내버리다니 어떻게 해야하나 싶다. ㅠㅠ 이모는 이미 늦었다고 됐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내일이라도 검색을 해서 특별하고 예쁘고 맛있는 케익이나 여하튼 뭔가 상징적인 것을 사오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