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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같은 조 친구 중 집이 꽤 부유한 친구가 있었다. 마침 그 친구랑 가장 친했기 때문에 시간표도 거의 비슷하게 짜고 둘이 참 많이 붙어 다녔었다. 그 친구는 요즘 내가 이모 가방을 가끔 빌려 들듯이 어머니 가방을 들고 학교를 왔었고 친구 덕분에 처음으로 프라다 구찌 샤넬 등 명품 브랜드 가방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한창 꾸미기 시작할 나이에 단짝 친구가 너무 예쁜 옷과 가방을 들고 다니니 부러웠었던 나는, 명품을 살 돈은 없으니 양에 집착하게 됐다. 동대문이나 인터넷 쇼핑 등으로 옷과 가방 등을 정말 많이 샀고 매일 매일 다른 스타일로 꾸미고 등교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학교 가기 전 준비 시간이 매번 2시간 정도 걸렸다면 말 다했다. 

명품을 동경했지만 여건이 안돼서 못 사던 시절이 그렇게 지나고 이후로는 오히려 '실속'을 외치며, 엄마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 '빈티나 보이게' 입고 다닌다고 타박도 듣는 생활을 하게 됐다. 엄마는 옷에 보풀이 일어나 있거나 옷이 구겨져 있는데 그걸 입고 다니면 엄청나게 싫어하기 때문에 난 자주 지적을 당하는 편이다. 내 입장을 이야기하자면 음악도 방송도 유튜브도 집에서 하는 일이다보니 특히나 하의(바지,치마)는 보여질 일이 거의 없어서 사지 않게 되기도 했고, 구매하는 상의도 디자인만 신경쓰지 보풀이나 구김은 방송에 잘 보이지도 않아 신경을 안쓰게 되었다. 거의 외출을 안하니 가방은 오죽했겠나. 사촌 동생 결혼식을 가는데 천가방을 들고 가는 나에게 "가방은 놓고 갈까?" 라고 엄마가 말을 했고 나는 "제발 허영심 좀 버리자. 좋은 마음으로 결혼식에 참석하면 되는 거지 내가 무슨 가방을 드는지가 왜 중요해? 원피스랑 가방 코디 완벽하게 맞지 않으면 누가 내 흉이라도 봐? 내가 이 가방이 편하면 그걸로 된거지 보여지는 거에 제발 집착 좀 하지 말자" 라고 했었다. 

어제 생일 선물로 팬분에게 구찌 지갑을 선물 받았다. 하. 이 조그만 카드 지갑이 세상에 엄청나게 비싸더라. 그런데 꼭 비싸서가 아니고 정말로 지갑이 참 고급지고 가볍고 좋은거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는 말 있지 않나. 지갑녀석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부자가 되는 기분. 예전에 쓰던 카드 지갑은 바로 손절해 버리고 새 지갑을 대롱 대롱 들고 마트에 가서 애호박과 쌈야채를 사오는데 그 길이 왠지 더 즐거운 그런 기분이랄까. 명품의 맛을 처음 느껴보니 달다 달아.  그러고보니 아이패드도 갤럭시 S10도 사용감이 좀 달더니 이게 바로, 명품이 실제로 삶의 질을 올려준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인가 깨닫고 있다.  명품! 넌 역시 아름다운 거였어! 

웃자고 쓴 일기다. 선물이 아니면 여전히 명품은 선뜻 하지 못해서 난 명품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런 나를 아는 팬분들이 하나씩 하나씩 챙겨주셔서 분에 넘치게 좋은 물건들을 가지게 됐다. 써보니 너무 좋다. 그냥 참 좋다. 

감사해요 잘 쓸게요 그리고 저라는 사람도 명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Comments

Anonymous

私はEunzel様にプレゼントをしたいと願うが、その方法については知識が十分ではない

Anonymous

自分もいつかプレゼント送れたらいいな^^

Anonymous

ㅎㅎㅎ 어머니께서 백화점에서 의류 브랜드 담당하시나 봐요. 이런저런 클레임에 대응하다보니 노이로제 걸리신듯.. 저도 어렸을 때 밖에서 흙이라도 뭍혀오면 어머니가 뭐라하고 당신 입맛대로 코디하고 그랬었는데ㅋ 부모에겐 자식이 최고의 명품이라 그런거임(급 효자모드)

Anonymous

유튜브계에 명품 ASMR 은젤님 ㅋㅋ 영상 많이 올려주세요!

eunzel

맞아요 엄마 의류브랜드 담당이셔요.50대 이상 여성분들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ㅎㅎ근데 지금까지 한번도 엄마의 그런 모습이 직업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어요...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한테 좀 미안해지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