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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아하는 소고기를 구워 줘도 먹지 않는 조조를 보니 상황이 영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아침 일찍 평소 다니는 동물 병원을 갔는데 선생님이 다리를 만져 보시더니 역시나 탈구가 있다며, 지금은 뼈가 제자리에 들어가 있지만 살짝 당겼을 때 이렇게 빠졌다 들어갔다 하는 상황이고 강아지가 그걸 아파했다면 사실상 수술은 불가피하다고 하셨다. 강아지가 통증을 표현하는 순간 그건 사실 그동안 더 많이 아팠다는 뜻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그간 계속 아팠을거고 이정도면 식욕도 떨어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았을 거라고, 변을 볼 때도 다리가 아프니 더더욱 음식을 먹고싶지 않아 할 것이라고 하셨다. 소고기를 줘도 고개를 힘없이 돌리던 아침의 모습이 생각나면서 더 마음이 아팠다.  

어차피 해야만 하는 수술이라면 미룰 이유가 없었다. 선생님이 추천하는 큰 병원으로 조조를 데리고 갔다. 병원에는 여러 보호자들이 강아지를 보물단지 품고 있듯 안고 있었다. 나도 진료 대기를 하면서 조조를 계속 쓰다듬었다. 다른 강아지가 깨개갱 하는 소리가 들릴 때면 조조를 더 꼭 껴안고 귀도 막아줬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사실상 양쪽 다리 다에 탈구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왼쪽 다리는 아파하지 않으니 미리 수술을 하기 보다는 이미 통증을 호소하는 오른쪽 다리를 수술하고 회복한 후 더 조심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주셨다. 내 마음도 그랬다. 예방도 좋지만 그래도 아직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다리를 열어 뼈를 갈고 철심을 박고 자르고 꼬매고 한다는 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가능한 빨리 수술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가장 빠른 요일이 목요일이어서 그날로 예약을 잡았다. 

예상했던 대로 수술비는 어마어마했다. 지금까지 한번에 가장 많이 지출한 애견관련 비용이 20만원이었는데 (조조가 양고기 먹고 혈변 봤을 때) 그건 우스운 수준이었다. 요근래 이상하게 돈을 아끼고 모으고 싶더라니, 수술비를 내려고 그랬던 거구나 싶었다. 4년전 인디 음악을 하고 있던 오은비였다면 이 수술비를 낼 수 있었을까...? 내가 당시 한달동안 벌던 돈보다 수술비가 비싸니 아마 불가능했겠지. 아파하는 조조를 두고 돈걱정에 끙끙대진 않았을까. 조조가 아프지 않아서 큰 돈이 들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사랑하는 조조를 지체하지 않고 수술 시켜줄 수 있는 이 상황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라도  '보호자' 역할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밤이 된 지금까지도 조조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노는 걸 워낙 좋아해서 놀아주면 그제야 밥도 먹는 타입인데 다리가 이러니 놀아줄 수도 없다.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 놀아주면 나 진짜 며칠동안 단식 투쟁할거예요" 하는 듯하다. 아니면 정말 다리가 욱씬 욱씬 해서 입맛이 없는걸까? 어떤 쪽이든 속상한 건 똑같다. 이모도 나도 반성이 크다. 강아지의 다리가 이렇게까지 약하다는 것에 대해 더 경각심을 가졌더라면. 산책하다 멈춰서던 그 신호를 더 일찍 이해했더라면. 하지만 우리 둘 다 처음이었으니까 이번 일로 더 성숙한 보호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서 목요일이 왔으면... 

Comments

Anonymous

JOJO早く元気になってね💕

Anonymous

Poor Jojo :( get well soon!

Anonymous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면서요. 4년전 오은비나 지금의 은젤이나~ 토닥토닥~

Anonymous

애들은 아프면서 큽니다. 자책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