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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이 없으면 집 밖을 정말 잘 나가지 않기 때문에 1일 1산책을 위해서 명분을 만드는 편이다. 물론 조조랑 산책을 해야 하는 게 명분이 될 수 있지만 목적지 없이 산책하는 걸 못견디는 편이라 꼭 추가로 다른 명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자를 사와야 한다든가 고구마를 사와야 한다든가 콩물을 사와야 한다든가 두부를 사와야 한다든가 소포를 부쳐야 한다든가 조조 동물병원을 가야 한다든가 등등. 일부러 목적지를 만들기 위해 식품을 사더라도 소량씩 사는 편이다.

오늘은 이모가 조조랑 산책을 해줄터라 사실 나는 외출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이 하루에 한 번은 바깥 공기를 쐬야 한다며 같이 나갔다 오자고 하는 이모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해봤다. 흠 어떡할까. 

“알겠지만 난 명분 없인 나가지 않아” 

“그럼 오늘도 나가서 그거 사와 공차~”

공차라면 마다하는 법이 없다. 그리고 나 좋아하는거 맘껏 사먹으라고 팬분이 선물해주신 공차 쿠폰도 든든하게 있기 때문에 외출하기 좋은 명분이었다. 버스비만 쓰면 맛있는 공차를 마실 수 있고 1일 1 외출로 한결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이모의 메뉴로는 이번엔 얼그레이 아메리카노를 사와 보겠다고 하고 버스를 타고 공차에 갔다. 먼 거리는 아니어서 버스로 왕복 20분이면 충분했다. 하루의 짧은 외출로도 적절한 정도였다.

그런데 돌아오는 버스를 잘못 탔다. 길치 방향치 교통치가 잠시 방심한 결과였다. 10분이면 돌아올 거리에 40분을 소요하고 말았다. 미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산책하고 나랑 만나서 집에 들어오려던 이모와 조조는 원래 30분 산책하려던 것을 1시간 넘게 하게 되었다. 조조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나는 일 이었을 거다.

길에서 시간을 버리는 바보짓을 오랜만에 하면서 갈아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대학교 다니던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그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었다. 항상 과외를 2-3개씩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 집을 찾아가는 길에도 여러 번 버스나 지하철을 잘못 타거나 집을 못찾거나 하곤 했었지. 

집에 돌아와보니 이미 음료의 얼음들은 다 녹아 있었다. 다른 잔에 옮겨 담고 다시 얼음을 가득 채웠다. 이모는 얼그레이 아메리카노에 만족했고 나도 언제나처럼 밀크폼 우롱티를 즐겼고 조조도 밀크폼을 충분히 얻어먹었다. 

아직도 내 공차 기프티콘에는 잔액이 두둑히 장전되어 있다. 덕분에 나는 또 빠른 시일 내에 공차를 찾으러 가는 모험을 하게 될 테지.

기프티콘 만세. 

Comments

Anonymous

今日は投稿が多く翻訳が大変です~w でも、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Anonymous

These diaries are really nice to work on, when learning korean ! Thank you for sharing so much. For the non korean speaker out there, you guys can try "Naver papago" to help you, it's a little better than google translate. Well you can try both. Anyway, i also need a good reason to walk lol, some people really like to stay inside i guess.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