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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번 한 주 동안 여행을 떠나서 모드 번역이나 제작, 수정 작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보통은 이런 일정이 생기면 근황글을 먼저 올려야하지만 이번에는 아래 설명할 사정으로 인해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저번 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어머니와 이모님들을 모시고 베트남으로 효도 관광을 갈 계획이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사시느라 여행 한 번 제대로 못 떠나던 분들이었는데 이참에 제가 이 가족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평범하고 훈훈한 휴가가 되었어야 할 베트남 여행은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사건의 발단

여행가기 전날인 일요일 새벽 갑작스런 통증이 왔습니다. 잠을 잘 못 자서 결리는 흔한 요통인줄 알고 그냥 무시하려고 했지만 통증이 점점 커지고 오른쪽 아랫배를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으로 변하여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습니다. 혹시 충수염이 아닐까 걱정하며 식은 땀을 흘리며 응급실에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고통을 참으며 순번을 기다렸습니다. 차례가 되니 링겔도 꽂아주고 엑스레이도 찍고 CT도 찍었습니다. 다행히 충수염은 아니었지만... 요로결석이었습니다. 엑스레이에 보니 아름답고 영롱한 진주 하나가 제 요도관을 막고 있고 그 위쪽 요도관과 신장은 오줌이 못 내려오는지 퉁퉁 부어 있었다고 합니다.

의사선생님은 일요일이라 비뇨기과가 열지 않았으니 내일 다시 와서 파석술을 받으라고 하셨지만 이미 저는 베트남으로 가는 비행기와 호텔, 투어를 전부 잡아 놓은 상태였고 당장 내일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선생님은 정색하며 비행기에서 비명을 지르다가 쫓겨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겠냐는 저의 다급한 질문에 선생님은  주말에도 진료를 하는 비뇨기과를 검색해 일단 파석술이라도 받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요일에도 진료를 하는 비뇨기과를 찾아 손에는 CT와 엑스레이 영상이 담긴 CD를 들고 식은 땀을 흘리며 택시를 탔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파석술인가를 받았는데 가면 갈수록 너무 아프고 이질감이 심해서 입에서 저주파 신음+울음을 흘렸습니다. '으으으흐으으으으!' 그리고 시술 가격에 또 다시 신음+울음을 흘렸습니다. '50만원!'

응급실 선생님은 가급적 여행을 미루라고 했지만 비행기랑 호텔을 취소할 수도 없고 파석술도 받아서 여행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비행기 타기 전까지는 진통제 부작용으로 계속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막상 비행기에서는 토하지도 않고 처음 이틀은 통증도 없고 좋아서 다 나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나만의 착각.. 복통이 계속 심해져서 나머지 여행동안 진통제의 메스꺼움, 육중한 통증과 싸우고 어른분들도 제가 힘들어하니까 걱정하시고.. 아무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탈진하고 왔습니다..


두 번째 시술

그리고 오늘 다시 비뇨기과에 갔더니 깨진줄 알았던 아름다운 진주가 제 골반 근처에서 영롱하게 빛을 발하고 있네요. 다시 파석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저번엔 등에 있어서 자빠져서 받았지만 이번엔 골반이라 엎어져서 받았습니다. 바지도 순식간에 자비없이 벗겨버리더군요. 저번에는 이렇게 아프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거의 전기고문이 따로 없었습니다. 비명을 지르자 '아픔을 참아야 돌이 나옵니다!'라고 하시는 시술사님의 안타까움 섞인 말씀이 들려옵니다. 그래서 비싼 시술을 또 받을 순 없다는 각오로 열심히 참았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일요일이 아니라 그런지 시술비용이 이십만원 정도밖에 안 나왔군요.. 앞으로 2주간 또 약과 진통제, 3리터의 물을 먹으며 이 돌덩어리가 요도로 빠져 나가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이번 일의 교훈

지난 한 주 심신 양면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이렇게 아프고 덧없는 삶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의미가 있을까 같은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내 몸을 혹사하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신경을 적게 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나한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그 시간을 좀 더 의미있게 보내려면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에 좀 더 신경써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지요. 그러려면 이제부터라도 건강에 신경쓰고, 규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도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에는 당연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심즈 커뮤니티에서의 일도 포함됩니다. 이제라도 일과 건강 사이에 균형을 잘 맞추어 제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월 일정

일단 요로결석을 치료해야 하고 통증이 오면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작업 속도가 더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밀도있는 작업을 해서 결과물 배포에 지장이 없게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저번 주를 쉬었으니 이번주에는 꼭 진전이 있어야 하겠지요.

2주 후 결석이 완전히 몸에서 나왔다는 진단을 받는다면 개인 업무 일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짜서 업무 시간과 운동 시간을 균형있게 잡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월말에 한글화모음 88 버전을 완성시키는 것까지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이번 달 내에 베타 버전이 두세 번 업데이트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덤으로 WROO와 Sorter의 차기 버전 개발도 최대한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매듭을 지을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 기회에 저를 후원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겨가며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Comments

Anonymous

고생 많으시네요. 늘 건강이 우선입니다. 몸도 몸이지만요, 몸이 아프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약해지더라고요... 람별님의 몸 건강도, 마음 건강도 화이팅입니다! 😊

Anonymous

고생 많으셨어요ㅠㅠ 뭐든 건강이 최고죠..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얼른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소영 하

에고 글만 봐도 힘듦이 느껴집니다..ㅠㅠ 고생많으셨어요 이제부턴 건강 잘 챙기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세요~!! 얼른 쾌차하시길 바랄게요!!

MininiJ

공포서스펜스 장르물 한편을 보고 온 기분입니다... 한번도 많을 수술을 짧은 사이 두 번이나 겪으시고.. 몸과 마음이 안팎으로 고되셨을것 같아요. ㅠㅠ수술이 끝이 아니고 이후 회복하는 과정도 중요하니까 무리하지 마시고 푹 쉬시면서 어서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오래오래 행복심즈 해요

쟌쟌

이 힘든일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바람별님...최고여요...얼른 결석이 나오기를!!

Kwangyeol Baek

WickedWhims v178 [2023-05-03]업데이트가되었어요 설정에들어가면빈칸으로나와요 광역한글번역이 안되어서 설정을못하고있어요

wwindystarZIMS

어제 신규 버전이 나와서 추가 번역이 필요합니다. WROO 작업을 마무리 지은 뒤 바로 관련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wwindystarZIMS

한글화모음 광역버전이 방금 88G7.1버전으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아찔한 욕망 178 추가 텍스트 번역이 추가되었습니다

종민 김

요로결석 경험담을 이렇게 스펙타클하게 설명해주시는 분은 또 처음이네요 ㅎㅎㅎㅎ 저도 요로결석 3번 겪어 봤는데 이게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본인만 아는 고통이라 죽을 맛이죠.. 암튼 고생하셨네요. 살아보니 건강이 최고더라구요.

Anonymous

일보다는 건강이 진짜 우선입니다. 빠른완쾌를 기원합니다.

NEE KIM

람별님 아프지 마세요ㅠㅠ,, 홧팅입니다!

YJ

아이고ㅠㅠ 심즈를 쉬느라 이제야 보았네요... 바람별님 늘 건강 잘 챙기시 고 무리하지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