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설마 코로나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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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 되지도 않던 친구와의 약속도 죄다 취소하고 철저한 집콕 생활을 하며 유일한 외출이라고는 필라테스 개인레슨을 다니던 내게, 그나마도 한달 센터 휴관 이후 다시 다니기 시작한게 이제 겨우 두번인 내게 오늘 강사님이 연락이 왔다. 수업 20분 전 이제 나서볼까 하면서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강사님이 전화를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둔 것이다. 통화를 하니 목소리가 영 안좋았다.
"제가 몸이 좀 안좋아서 병원에 갔는데, 코로나는 아니라고 하는데 목소리가 많이 쉬고 부어서~ 이번주는 수업을 쉬어야 할 것 같아서요. 죄송해요."
엥
"그러시구나. 코로나가 아닌 건 맞나요?"
"네 열이 안나서 코로나는 아니에요.:"
"무증상 감염이라는 것도 있던데 괜찮은건가요? 혹시 선생님이 코로나 증상이신거면 저도 조심해야할 것 같아서 여쭈어봐요."
"네네 병원에서도 혹시나 해서 열을 6번이나 쟀는데 열이 없어서 코로나는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조금 쉬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
? 이상하네. 내가 잘못 알고 있나. 무증상 감염이란 건 열도 안나는 거 아닌가? 알쏭달쏭... 병원에서 아니라고 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코로나 검사를 받아보셔야 하는게 아닌가 했지만... 본인이 아니라고 조금만 쉬면 괜찮아 진다고 하니 알겠다고 했다. ... 본인이 생각할 때 옮아올 만한 행동을 안했으니 검사 안받으시는거겠지...? 믿어도 되겠지. 푹 쉬시고 얼른 쾌유하시고 뵙자고, 나는 명절 지나 2주 뒤에 다시 수업을 받으러 가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영 찝찝하다. 물론 난 지금은 아무 증상 없고 괜찮지만. 만약 그 강사님이 어딘가에서 코로나에 옮아왔고 그걸 단 두 번의 수업에 나한테 옮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해졌다. .... 설마 아니겠지. 그럼 너무 억울하잖아. 이모는 그 강사가 직업정신이 부족하다고 했다. 조금 화가 난 듯. 다른 것도 아니고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자기 몸관리도 못하냐며. 목이 아플거면 매일 영어수업하는 이모나 방송하는 내가 더 아파야 하는거 아니냐며. 코로나 시대가 아니었다면 그냥 '아프구나' 하고 말 수도 있는 일인데 코로나에 한 번 잘못 걸리면 그 피해가 너무 막심하다보니 우리 모두가 예민해져 있다. 하긴, 나도 선생님이 걱정되기 보다는 내가 걱정되니까. 조심성 없이 어딘가에서 옮아온 채 수업을 진행해서 학생들에게 옮긴 선생님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불안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아니겠지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