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Patreon)

미니밤호박의 시즌이 시작되고 말았다. 이모는 이전부터 계속 내게 “너 호박 먹을거지? 몇박스 미리 예약 주문할까?” 하며 물어왔었다. 이름만 밤호박이 아닌 진짜 밤호박 (수분이 없는 퍽퍽한 호박)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엄마가 아는 농장을 통해 지금 제철에 주문하겠냐는 말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대답했다.

“아냐 시키지 마. 호박 먹으면 노래져. 없으면 안먹어 괜찮아~”

하지만 엊그제 집에는 밤호박 두박스가 도착했다. 없으면 안먹겠다고 했지만 있으면 너무 잘 먹을 나를 아는 이모가 두박스를 시킨 것이다. 아니 시키지 말라니까 말을 안듣고!! 사람말을 뭘로 듣는겨!!

분노하며 하나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5분 돌리고 맛을 본 나는 감탄하고 말있다. 마... 마이쪙... 이 파근파근하고 보슬보슬하면서 목이 콱 맥히는 달달함... 이게 바로 미니 밤호박이지...! 그렇게 나는 순식간에 밤호박 몇개를 뚝딱 먹어버렸다. 어제도 오늘도 계속된 밤호박 폭식...

내가 너무 맛있게 먹었다는 소문은 금새 엄마 귀에 들어갔고 엄마는 그 농장의 물량이 떨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두박스 더!!! 주문을 했다. 엄마의 주문을 마지막으로 정말로 해당 농장의 밤호박은 매진됐다. 같은 농장에서라도 나중에 시키는 호박은 물기가 많고 맛이 없다. 오픈하자마자 순식간에 마감되어버린 밤호박의 인기...

그나저나 나는 또 노랗게 변할텐데 어떡하냐구 ㅠ ㅠ 있으면 먹지만 없으면 안먹는데 이제 네박스나 있으니 하루 최소 3-4개씩 먹을텐데 큰일이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