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Patr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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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일하기 싫고 우울한 날이 있다. 뭘 먹어도 신나지 않고 뭘 봐도 재밌지가 않고 산책을 다녀와도 기분이 전환되지 않는 그런 날. 예전에는 이 기분이 뭔지 몰랐지만 이제는 우울의 전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을 봐도 무채색 회색빛으로 보이는 날. 여기에 조조까지 없었다면 오늘같은 날 난 얼마나 우울했을까? 조조를 만나기 전 생방을 하던 때에 이런 시간이 깊게 찾아올 때에는 방송을 쉬곤 했다. 그나마 조조가 생기고 은자가 생겨서 이제는 바깥 바람이라도 쐬고 오곤 하지만 오늘은 날도 유독 추워서 산책 기분도 별로 안난 것 같다.
프리랜서로 즐거울 때가 훨씬 더 많지만 오늘처럼 무기력함이 강하게 찾아오는 날에는 프리랜서로서의 삶이 너무 무겁고 무섭게 느껴지곤 한다. 나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어서인지 무기력도 진짜 자주 찾아온다. 멘탈이 진짜 쓰레기인가 ... 새해엔 힘차게 지내보자고 다짐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이러나 몰라.
사실 어제 저녁에 가족과 관련해서 조금 우울한 일이 있었는데 그 영향이 큰 것 같다. 심지가 굳은 사람이 되자고 항상 다짐하는데 쉽지 않네.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은 친구가 많지 않아서, 오늘처럼 유독 그저 답없이 징징대고 싶은 날 마땅히 징징댈 곳이 없다. 이기적이게도 평소에는 친구 없는 삶에 매우 만족하며 지내다가도 이런 날이면 급 쓸쓸해진다. 그래서 아무 잘못 없는 내 후원 패밀리들은 이렇게 오늘 내 징징받이가 되었다 ^^....
다행히 나의 감정 기복은 회복 속도도 빨라서 내일이면 다시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마트에 가서 고구마도 사고 단호박도 사고 감자고 사고 바나나도 사고 두부도 사고 맛있는 걸 많이 사와야지. 오늘은 이제 징징 그만하고 다시 편집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