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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팟캐스트를 잠시 진행했을 때, 심리 치료사 분과 그림으로 심리를 보는 세션을 진행했었는데, "비 오는 날의 나"를 그렸었다. 그 때 나는 '빗속을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내 모습'을 그렸고,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던 오빠는 '집 안에서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그렸었다. 오빠의 그림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 오는 날을 저렇게 표현한다구?? 같은 주제를 보고 떠올리는 이미지가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너무 신기했던 것이다. 물론 그 세션은 '당신은 이렇게 그렸으니 이런 사람입니다' 라는 식의 점쟁이 식의 맞추기가 아니었다. 그림을 보고 치료사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사람이 '왜' 이렇게 그렸는가를 대화를 통해 이끌어 내고, 그것으로 그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요즈음, 비가 오는 날이 될 때마다 나는 그 때를 떠올린다. 만약 지금의 내가 같은 세션을 진행하며 '비 오는 날의 나'를 그려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마 그 때의 오빠와 비슷하게 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에는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린다 하더라도 조조가 함께일 것이고 (조조는 조금 내리는 비는 맞으며 산책하는 것도 좋아한다) 어쨌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은 외출할 일이 거의 없다. 당시의 나는 일도 대부분 수업을 하러 가는 것이었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원이나 과외로)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우산을 쓰고 헤치고 걸어다녀야 했다. 지금과는 상황이 아예 다른 것이다. 만약 지금 그려야 한다면 아마 나는 집 안에서 조조를 안고 비오는 창밖을 보여주는 내모습을 그릴 것 같다. 당시에는 오빠의 그림에 충격 받았지만 지금 내 그림은 조금은 오빠와 비슷해진 것이다. 

'비 오는 날의 나' 말고도 그 때는 '나무'를 그리기도 했고 '상상 속 우리 집'을 그리기도 했었는데, 다시 한 번 더 그림 치료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린 그림으로 치료사분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의 심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심리치료사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 나도 모르는 새 내 안을 훤히 들여다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날 이후로는 그런 시간을 가져본 적 없었는데... 최근에 다시 '예술인 상담서비스'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그대로인 듯 하면서도 변한 나, 변해가고 있는 나.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게 사실은 가장 중요하고도 재미있는 일 같다.

Comments

Anonymous

심리상담이 꼭 문제가 있어서 하는게 아닌데 인식이 그래서 안하게 되는것 같아요ㅠ

Anonymous

私を甘やかすボイスメッセージをありがとう 雨が沢山降っているようですが、お気をつけてください 秋夕の祝日を楽しんで

Anonymous

ボイスメッセージ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これで今月も頑張っていけそうですw^^

rambam

we all experience life in our own way and art is probably the best way to show that. It makes life more exciting and keeps things interesting knowing that there's always something new you can experience because even if you did something on your own, doing that with someone else makes the experience completely differ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