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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번역은 "와타오시 번역"의 협력으로 실현되었습니다.고마워요, "와타오시 번역" 리세 님이 요청한 교황 성하의 경비 의뢰를 수락한 다음 날부터 우리들은 바로 준비에 매달렸다. 사람들을 배치하거나, 경비 스케줄 표를 재검토 하거나, 회담이 거행되는 공회당의 겨냥도를 체크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았다. 당연하게도 학관은 당분간 쉬게 됐다. 나중에 평가에 영향이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들의 사정을 봐준다는 모양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시험은 치러야하기 때문에 학관을 쉬는 동안 밀린 공부는 스스로 보충해야겠지. “힐데가르트 아이히로트입니다. 부디 힐다라고 불러주세요.” 레보릴리의 공략 대상 중 마지막 한 사람과도 얼굴을 익힐 수 있었다. 그녀는 제국 측의 경비책임자로서 인사하기 위해 찾아왔다. 당연하지만 회담의 경비는 교회 측만 맡고 있는 게 아니다. 회담에는 황제도 출석하니 만큼 당연한 일이지. 그리고 그 제국의 경비책임자가 힐다인 것이다. 제국의 국력중 하나는 강대한 군사력이다. 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한발 앞서서 마법이라는 기술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 마법 선진국이 되었다. 바우어와는 반대 패턴이다. 도로테아가 없었더라면 제국의 마법기술부문이야말로 권력의 핵심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힐다는 그 마법기술부문에 두터운 연결고리가 있다. 힐다는 누가 봐도 수완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풍모에다, 여성으로선 드물게도 외눈 안경을 쓰고 있다. 은색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는 릴리 님을 떠오르게 하지만, 작은 동물을 연상시키는 릴리 님과는 다르게 힐다에게는 그럴듯한 위엄이 있다. 필리네 말로는, “힐다는 얼핏 보기엔 무서워보여도, 사실은 상냥한 사람이에요.” 라고 했지만 나는 레보릴리의 지식을 통해 힐다의 본성을 알고 있다. 그녀는 야심가로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타입이다. 필리네가 저렇게 말하는 건, 필리네가 힐다의 출세를 위한 씨앗이기 때문이다. 힐다는 필리네 앞에서는 내숭을 떨고 있다. “이게 제국 측의 경비 계획입니다. 확인해 주세요.” 그런 만만치 않은 성격을 가진 힐다지만, 능력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우수했다. 우리들은 공회당에 있는 방에 마련된 경비부서 공동회의실에서 첫 대면을 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하는 곳이기 때문에 실내는 상당히 넓었다. 책상과 의자들이 잔뜩 마련되어있고, 벽에는 경비에 필요한 자료들이 여러 장 붙어있었다. “고마워요, 힐다. 이게 교회 측의 경비 계획이에요. 함께 조정을 해보도록 하죠.” 교회 측 또한 클레어 님을 필두로 열심히 분투하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이기는 했지만 교회 분들은 릴리 님을 필두로 경험자들로 갖춰져 있다. 믿음직스러운 아군들의 도움을 받아서 경비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번에도 교황 성하의 존안은 뵐 수 없는 건가요.” “정말 죄송해요. 교황 성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시기 때문에…….” 클레어 님과 내가 교황 성하의 얼굴을 보고 놀란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일반인이 성하의 얼굴을 볼 기회가 없는 것이다. 회담을 할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그녀는 언제나 발(簾)을 내리고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이동할 때도 가마에 타서 이동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모습을 볼 일이 없다. “그렇습니까……. 전하를 설득하는데 또 한 고생 할 거 같군요.” 힐다의 말로는, 도로테아는 교황 성하가 얼굴을 숨긴 채로 회담에 임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라, 혹여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당부하느라 고생하고 있다는 모양이다. 그냥 내버려 두면 발(簾)을 칼로 잘라내서라도 억지로 얼굴을 보려고 들지도 모른다고 한다. “도로테아 전하는 성미가 급하신 분이라서요. 회담을 실현시키는 신하들은 악전고투 하고 있답니다.” 그렇게 말하며 힐다는 어깨를 늘어뜨렸지만, 정작 얼굴은 말만큼 곤란해 보이는 표정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힐다에게 그 사실을 지적해보자, “뭐어, 도로테아 전하역시 이런 상황에서 교황 성하에게 무턱대고 굴 정도로 외교치는 아니겠지요. 지금 이럴 때 정령교도들에게 반감을 산다면 제국은 순식간에 곤란한 상황에 빠질 테니까요.” “전하를 신뢰하고 계시는 거네요.” “그건 물론이죠. 전하는 합리를 사랑하는 분입니다.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교황 성하에게 실례를 저지를 일은 없어요.” 부디 안심해주세요, 하고 힐다는 웃었다. 아무래도 좋지만 먼저 불안감을 부채질하는 말을 꺼낸 사람은 그쪽인데 말이죠. “그나저나 필리네 님은 어떠신가요? 이미 만나보셨죠?” “네에. 무척 상냥하신 분이네요. 그 격렬한 도로테아 전하의 여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후후,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하지만 의외로 닮은 부분도 있다고요.”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인가요?” “필리네 님도 심지가 굳으시죠. 원래부터 별거 아닌 일로 기가 꺾이는 분은 아니지만, 이때다 싶은 때에는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분입니다.” 힐다는 필리네를 몹시 칭찬했다. 뭐어, 그건 동의하는 바다. “바우어 여러분도 부디 꼭 필리네 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혁명의 기수였던 당신들 두 분과.” 힐다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그러자 차가웠던 느낌이 의외일 정도로 씻은 듯이 사라졌다. 저 미소에 당하고만 플레이어들이 많다. 하지만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 분명 힐다는 뒤에선 필리네에게 정반대의 소리를 했을 거다. 우리들에게 쉬이 접근하지 말라는 둥, 그런 식으로 못을 박아뒀을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필리네에게 1순위가 되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네에, 물론이에요. 꼭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해요.” 제국 유학을 위한 사전 준비에서 클레어 님도 힐다의 성격에 대해서 예습했다. 힐다가 내숭을 떨고 있다는 사실은 클레어 님도 잘 알고 있을텐데, 역시나 클레어 님이다. 빈틈없는 웃음으로 외교에 임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교회 측은 물론 알고 계시겠죠? 교황 성하의 암살을 꾀하는 무리가 있다는 소문.” 힐다가 살짝 낮아진 목소리 톤으로 물었다. “단언하겠습니다만 흉적은 제국쪽 사람이 아닙니다.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국은 교회를 적으로 돌릴 수는 없어요. 이번 회담도 도로테아 전하에게 있어선 조금 굴욕적이긴 하지만 제국이 현재 놓여진 상황을 생각해 보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교황 성하의 행차 목적은 타국을 향한 침략을 이어가는 제국에게 못을 박아두기 위해서다. 전쟁을 지속해서 백성이 고통 받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제국에게 충고하기 위해서 교황 성하가 제국으로 향하기로 한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바우어, 스스, 아파라치아의 3개국 연합 vs 제국이라는 강대국 간의 전쟁이 터지려고 하고 있는 현재의 구도가 있다. 제국만을 겨냥하고 있는 게 아니다. 교황 성하는 이미 바우어에서 세인 전하와도 회담을 마쳤고, 제국 다음에는 스스와 아파라치아도 방문할 예정이다. 릴리 님 말로는 교황 성하는 전쟁의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 점에 몹시도 속상해하고 있다고 한다. 도로테아 입장에서 보면 종교쟁이의 내정간섭이라고도 말하면서 회담 자체를 거부하고 싶은 참이겠지만 제국이 현재 놓인 상황이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3개국 연합군과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거기다가 정령교도까지 적으로 돌린다면 아무리 제국의 국력이 크다고 한들 역시 무리다. “그러니까 교회 측도 부디 경비에 엄중한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성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 경우, 가장 곤란해지는 건 제국이니까요.” “잘 알고있어요.” “전 재상의 행방에 대해선, 그 후로 뭔가 정보는 있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아직 수색중이에요.” 제국은 사라스의 탈옥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모양이다. “최대한 빨리…… 가능하면 성하의 행차보다 먼저 붙잡고 싶네요. 불안요소는 적은 편이 좋으니.” “네에, 동감이에요.” “듣자하니 그 재상은 교회의 중요인물과 끈이 있다고 하던데. 교황 성하를 해하려고 하는 건 의외로 그——.” “힐다, 거기까지예요.” 뒤이어 ‘용의자’의 이름을 거론하려고 했던 힐다를 클레어 님이 제지했다. “저희들 또한 바보는 아닙니다. 제국 쪽이 걱정하고 있을만한 일들에는 저희 쪽 또한 확실하게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피차 억측에 근거한 발언은 하지 말도록 하지요.” “……이거 실례를. 깊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힐다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애초에 사라스는 제국과도 끈이 있었던 인물이다. 그걸로 의심을 받는 건 저쪽으로서도 싫겠지. “아뇨, 경비책임자로서는 당연한 걱정이네요. 충분히 이해해요.” “고마워요. 그럼 조정을 계속하도록 하죠.” 교회와 제국의 첫 회합은, 그 후로는 별다른 일 없이 마쳤다. 책임자인 클레어 님은 역시나 지친 모양인지 기숙사에 돌아오자마자 축 늘어지고 말았다. “……어쩐지 예정에 없던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네요. 분명 처음에는 제국을 농락하는 게 목적이었을 텐데.”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진 원작 지식과는 꽤나 상황이 다르기도 하니.” 나는 메이와 알레어의 머리를 빗어 주면서 클레어 님에게 대답했다. 메이와 알레어의 헤어스타일은 메이가 나, 알레어가 클레어 님과 닮았다. 처음 만났을 때는 메이는 숏 헤어, 알레어는 롱 헤어였지, 같은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요. 일단은 눈 앞의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도록 할까요.” “제가 옆에서 돕겠습니다.” 메이와 알레어의 머리를 다 빗어준 다음에 이번에는 클레어 님의 머리카락을 빗었다. 조금 머리카락 끝이 갈라진 게 눈에 띄네. 스트레스겠지, 분명.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맡겨만 주세요.” 조금이라도 클레어 님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나도 열심히 해야지. 나는 클레어 님의 머리카락에 몇 번이고 입을 맞추면서 새로이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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