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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도 밑에 있어요.  いよいよ城塞都市ズルックを出て、帝都に向かう日がやって来た。  軍勢の主立った兵士たちは出立の準備を整えて、町中に軍列を成している。  兵士の人数が多く、町の許容量一杯のため、見送りは最小限だ。  そしてその兵士たちは今、姿勢を正して耳を澄ませている。 『兵士の皆さん。今日ここに、こうしてお集まり下さったことに感謝致します』  柔らかだが凛とした声が耳朶を打つ。  声の主はフィリーネだ。  風魔法の使い手が大規模な念話のチャンネルを構築し、兵士たちの下へと声を届けているのだ。  彼女が行おうとしているのは、魔王決戦への行軍開始の宣言である。 『ここにいらっしゃるのは、帝国の兵だけではありません。我らが友となったバウアーの兵たちにも、厚く御礼申し上げます』  フィリーネは私たちを友と呼んだ。 『私たちは長年の間、相争って参りました。そのことに隔意を持つ者もいるでしょう。しがらみもあるでしょう。ですがそれは、この戦いの後に語り合おうではありませんか。今はこの人類の危機に供に立ち向かいましょう』  譲歩の構文。  実際、ナー帝国に対しては複雑な感情を持つ者は少なくないはずなのだ。  帝国が王国に対して行ってきた侵略工作は、それほどのものだった。 『私は我が母、ドロテーア=ナーまでの代々の皇帝が行ってきた侵略政策について、真摯に反省と、誠実な賠償を行う用意があります。ですが、今ここで魔族に屈してしまえば、全てが無に帰してしまうのです。今はどうか、あなた方の力をお貸し下さい』  ここまではバウアーの兵たちへの呼びかけが強い。  フィリーネはそれだけ、この連合軍の結束が重要と考えているのだろう。 『勇敢なる帝国兵の皆さん。あなた方はもう、未来の輩(ともがら)を手に掛ける必要はありません。あなた方がこれから相対すべきは、人類の共通の敵たる魔王軍です』  続いて帝国兵への呼びかけ。 『かつて我が帝国は、周辺国に対し苛烈な侵略を行いました。それは魔王に抗すべく強大な統一国家を作ろうとせんがためでしたが、どのような大義名分であれ、他国を害し人命を損なったことは紛れもない事実です』  ですが、とフィリーネは続ける。 『帝国兵の皆さん。その過去をあなた方が気に病む必要はありません。あなた方にそれを命じたのは国です。軍とは、兵士とは、命じられればそれに従わざるを得ないもの。あなた方に無理を強いた我々を、どうか許して下さい』  フィリーネは帝国兵たちの負い目を少しでも取り除こうとしている。  新たな政治指導者として、旧体制に責任を押しつけることも出来ただろうに、彼女はその責任を自分が引き受けると言っているのだ。 『そうは言っても、あなた方の中には割り切れないものもいるでしょう。兵の皆さんの中には、自らが犯した過ちに自責の念で押し潰されそうになっている人もいるでしょう』  実際、帝都襲撃の際に私たちを逃して犠牲となったザシャ将軍などは、まさにそういう心理でいたようだった。  別れ際、彼はこう言っていた。 『民の命を守るのが帝国軍人の務め。他国の人間を害するばかりだった私たちに、ようやく回ってきた命を守る仕事です。やり遂げさせて下さい』  侵略を受けたバウアーの人間として、また革命の際に実際に帝国と相対した人間として、彼らの弁明ばかりを聞くつもりはないが、それでも彼らの全員が自らの行為に疑問を抱かなかったとは私も思っていない。  出来れば、もっと早くにその疑問を行動に移して欲しかったとは思うが。 『もしもあなたが罪悪感に苛まれているのなら、どうかこの戦いを贖罪と思って下さい。人類を、友を、隣人を、友軍を、王国兵を守って戦って下さい。あなた方が友を守って傷つくたび、その罪も一つずつ購われるでしょう』  フィリーネは巧みに心理誘導をしている。  帝国兵が潜在的に抱いていた罪悪感すらも、この戦いの好材料とするつもりだ。 「我らが目指すは、魔王を名乗る人類の敵が不当に居座る帝都ルーム! 我らが祖国です!」  フィリーネは語気を強めた。  演説が佳境に入る。 「我が母ドロテーア=ナーは人類の明日を夢見て散りました。その仇、我らが民の敵、人類に仇なす者、魔王を討ちます! バウアーの友よ、ナーの兵よ、供に人類に平和をもたらしましょう!」  兵士たちが応、とこたえる。 「人類は魔族に比べれば一人一人は脆弱です。ですが、私たちは手を取り合うことで無限の力を得ることが出来ます。その営みは今に限ったことではなく、太古の昔から続いてきました。私たちは先人たちとも手を取り合い、積み重ねてきた人類の歴史の重みをもって魔王を粉砕します」  ここにいる兵士たちだけではなく、過去に生きていた者も、あなたたちのそばにいるのだ、とフィリーネは呼びかけている。 「時は来ました。敵は強大ですが、障壁を乗り越えて手を携え合った我々の力はそれを凌駕します」  そこでフィリーネは一旦、言葉を切ると間を開けて言葉をためた。 「人類の明日はこの一戦にあり! 必ずや勝利し、家族と、友と、隣人との未来をつかみ取りましょう! 進軍、開始!」  兵士たちが大きな声で応え、最前列から部隊が動き出した。  いよいよ、決戦への行軍開始である。 「お疲れ様でしたわ、フィリーネ」 「演説、良かったですよ」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遅ればせながら、私たちがどこにいるかというと、先ほどまで格好良く声を張り上げていた、現ぽんこつステータスのフィリーネのそばである。  今回の演説の原稿には、私たちも関わっているのだ。  ドロテーアのそれとはまた違う、白い甲冑の魔道具を身につけたフィリーネは、外見だけなら姫騎士といった風情なのだが、演説を終えてヘロヘロになった今は、どちらかというと「くっころ」な感じに近い。 「緊張しました……。兵士たちの反応はどうでしたか、クレア?」 「皆、奮い立っているようでしたわ。元々彼らは有志の義勇兵ではなく、正規の訓練を受けたナー帝国の兵士とロッド様配下の兵士たちですから、練度も士気も高いようですし」 「全員が全員、最後まで戦えるかどうかは別としても、脱走兵が相次ぐようなことは当分起こらなさそうですよ」 「ほっ……、よかった……」  胸をなで下ろすフィリーネは、さっきまでの凜々しい感じとは対照的に、何とか初めてのプレゼンを終えた新入社員のようだった。  帝都を奪われた時にも、ちゃんと演説してたのにね。 「そんなに自信がなかったんですか?」 「それはそうですよ。ナーの兵士はともかく、バウアーの兵士たちは言わば不倶戴天の敵だった相手と一緒に戦うわけでしょう? 現状、帝都以外の被害は出てもいないのに」  言われてみればその通りだ。  お尻に火が付いているのは帝国であって、バウアーにそれくらいの被害が出るのは、もう少し先と考えるのが妥当かもしれない。 「そうでもないと思いますわよ? 例の魔王の宣告はバウアーの兵たちも聞いていましたわ。サッサル山を凍り付かせたあの力を見れば、彼らだって危機感を持つでしょう」 「ああ、それもそうですね」 「確かに、クレアの言う通りかも知れません」  帝都から遠く離れたバウアーにすら、その力は届いたのだ。  安全地帯など、どこにもありはしない。 「何にしても、出来るだけ短期に決着をつけたいですわね。長引けば、いらぬ確執や軋轢が表面化するかもしれませんし」 「そうですね。ですが、敵も今度こそ本気でしょうし、そう簡単に行くかどうか……」  フィリーネは自信がなさそうに言う。  そんなだから「くっころ」っぽいんですよ、フィリーネ。 「しゃんとしなさいな。あなたは総司令官でしょう?」 「クレアにお願いしたのに、断ったじゃないですか」 「クレア様はダメですよ。敵から一番ヘイトが高いんですから」 「ヘイト……?」 「ああ、すみません。敵から一番狙われやすいってことです」  死なせるつもりは全くないが、それでも総司令官がやられたりさらわれたりしたら、軍全体が瓦解する。 「それに、戦力的にも、クレア様は遊軍として動いた方がいいんですよ」 「頭では分かってるんですけれどね……」  フィリーネはぽんこつ状態からなかなか回復しない。 「お母様も、こんな風に悩んだことがあったのでしょうか……」  ふと、独りごちるフィリーネ。 「ドロテーアは……あまりそういうのとは無縁なような気がしますわ」 「ですよねぇ……」  やっぱり私才能ないんですよ、とますますフィリーネが弱気になっていく。 「別にドロテーアみたいになる必要はないでしょう? フィリーネはフィリーネらしく、皆をまとめて行けばいいんですよ」 「私にそんなことは……」 「出来ます。フィリーネにはカリスマはありませんが、違った意味での人望はありますから」 「ほ、ホントですか!? それはどんな!?」  フィリーネは伏せていた顔をがばっと上げると、期待に目を輝かせた。 「守って上げたくなるような」 「それって頼りないってことですよねぇぇぇ!?」  再び落ち込むフィリーネ。 「ちょっと、レイ。あなたフィリーネを元気づけようとする体で、いじって遊んでいるでしょう?」 「あ、分かります?」 「分かります、じゃないですわよ!」 「ふえーん」  ちょっといじりすぎたかな。 「や、でも、真面目な話、今回みたいな場合はドロテーアよりもフィリーネの方が絶対に向いてますよ」 「……ぐす……、どうしてですか……?」 「だっていくら人類の危機で一致団結しないといけないって言われたって、自分たちの国を侵略しようとしていた張本人をさすがに司令官とは仰げないでしょう?」 「……あ」 「それは……そうですわね」  この辺りは理屈ではない。  いくら人類の明日のためだと言われても、はいそうですかとはいかないのだ。  感情の話だから始末に負えない。 「幸いフィリーネはそういう部分では前科がありませんし、支えて上げたくなるような雰囲気もありますから、丁度いいんですよ」 「褒められてるんでしょうか、それは……」  フィリーネはまだ釈然としていない様子だった。 「まあ、後は慣れじゃないですか? クレア様だって、最初からこんなに超然としてたわけじゃありませんし」 「そうなんですか?」 「ええ、出会ったばかりのクレア様は、私を虐めることにご執心で――」 「嘘つくんじゃありませんわよ! レイが虐められることに執着してたんですわ!」 「……お二人の関係って一体……」  フィリーネ、ちょっと引いてる。 「とにかく、フィリーネは黙っていれば健気な姫騎士で通るんですから、普通にしていればいいんですよ、普通に。軍の指揮は、ロッド様やヒルダに任せておけばいいんです」 「な、なるほど……」  ようやく立ち直ってきたフィリーネである。 「さ、わたくしたちも支度して出ますわよ。いよいよ決戦ですわ」 「二人の愛が試される時ですね、クレア様」 「いちゃつくなら他でやってくれませんか……」  らしくもなく、フィリーネのフォローなんてしてしまったせいで狂った調子を、クレア様成分を補給して直す。  フィリーネから抗議の声が聞こえてきた気がするが、それはまた別の話である。 *아래의 번역은 "와타오시 번역"의 협력으로 실현되었습니다.고마워요, "와타오시 번역" 247. 진군개시 드디어 요새도시 즈룩에서 출진해서 제도를 향해 진격하는 날이 되었다. 군단의 주축이 되는 병사들은 출발 준비를 마치고서 도시 내에 정렬했다. 워낙 병사들이 많아서 이미 거리는 만원이었기 때문에 배웅하는 인원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리고 그 병사들은 지금 자세를 바로하고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군인 여러분. 오늘 이곳에 집결해 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낭랑한 목소리가 귀청을 울렸다. 바로 필리네였다. 풍속성 마법사들이 대규모 텔레파시 망을 구축한 덕분에 멀리 있는 병사들한테도 생생히 전달되고 있었다. 지금 필리네는 마왕과의 결전을 위한 진군 개시를 선언하려 하고 있었다. 『여기에 계신 분들 중에는 제국의 군인이 아닌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친구가 된 바우어 왕국의 군인 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필리네는 우리 바우어 사람들을 친구라고 불렀다. 『우리들은 오랜 시간동안 서로 싸웠습니다. 여전히 응어리가 남은 분들도 있겠지요. 보이지 않는 울타리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이 싸움이 끝난 뒤에 논의해보도록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이 인류의 위기에 함께 맞서 싸우도록 해요.』 양보를 부탁하는 말. 실제로 나 제국에게 복잡한 감정을 지닌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제국이 왕국에게 했던 갖은 침략 공작은 충분히 그럴만했다. 『저는 제 어머님, 도로테아 나 황제까지 대대로 이어져 왔던 침략정책에 대해 깊은 반성과 성의 있는 보상을 행할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마족들에게 굴복한다면 모든 게 허사입니다. 지금은 부디 여러분들의 힘을 빌려주세요.』 여기까지는 바우어 왕국 병사들에게 호소하는 뉘앙스가 강했다. 필리네는 그만큼이나 이 연합군의 결속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거겠지. 『용맹한 제국군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제 앞으로의 동지들에게 칼을 겨눌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대적해야할 상대는 인류 공통의 적인 마왕군입니다.』 이어서 제국군을 향한 말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우리 제국은 주변국을 대상으로 가차 없는 침략을 행했습니다. 그건 마왕에게 대항하기 위한 강대한 통일국가를 만들고자함이었습니다만, 어떠한 대의명분이 있었다고 한들 타국을 해하고 인명을 잃게 했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필리네는 거기서 “그러나,” 하고 말을 이었다. 『제국군 여러분. 그 과거에 대해 여러분들이 가슴 아파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들에게 그걸 명령한 건 국가입니다. 군대란, 그리고 군인이란 주어진 명령에 따라야만 하는 것. 여러분들에게 무리한 강요를 한 저희를 부디 용서해주세요.』 필리네는 조금이라도 제국 군인들의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고 있었다. 새로운 국가 지도자로서 옛 체제에 책임을 떠넘기는 방법도 가능했을 텐데도, 그녀는 그 책임을 자기가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래도 여러분들 안에는 그리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것들도 있겠죠. 여러분들 중에는 스스로가 저지른 과오에 대한 자책감에 마음이 짓눌릴 것만 같은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제도 습격이 있었을 때, 우리들을 도망치도록 돕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던 자샤 장군이 바로 그런 심정이었던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으로 헤어지기 전에 자샤 장군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 목숨을 지켜내는 것이 제국 군인의 사명. 타국과의 전쟁만을 반복했던 우리들이 드디어 본래의 사명을 이룰 수 있게 되었소. 그 역할을 다하게 해주시오.’ 제국의 공격을 받은 바우어 왕국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혁명 때 실제로 제국과 상대해본 사람으로서, 그들의 변명만을 들어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그들 모두가 자신들의 행위에 아무런 의문도 없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빨리 그 의문을 행동으로 옮겨줬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에 당신이 죄책감이 시달리고 있다면 부디 이 싸움을 속죄라고 생각해주세요. 인류를, 친구를, 이웃을, 전우를, 왕국군을 지키기 위해 싸워주세요. 당신들이 친구를 지키기 위해서 몸을 던질 때마다 그 죄도 하나씩 지워지겠죠.』 필리네는 교묘하게 심리를 유도하고 있었다. 제국군이 잠재적으로 품고 있던 죄책감조차도 이 싸움을 위한 좋은 연료로 삼을 속셈이다. 『우리들의 목표는 마왕이라 칭하는 인류의 적이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는 제도 룸! 우리의 조국입니다!』 필리네는 힘을 담아 외쳤다. 연설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제 어머니 도로테아 나 황제는 인류의 내일을 꿈꾸며 목숨을 던졌습니다. 그 원수이자 우리 백성들의 적, 인류의 원수인 마왕을 토벌합니다! 바우어의 친구여, 나 제국의 병사여, 함께 인류의 평화를 되찾아요!』 병사들이 크게 호응했다. 『인류는 마족과 비교한다면 개개인의 힘은 약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함께 힘을 합치면 무한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 법칙은 지금에 국한된 게 아니라 태곳적부터 이어진 법칙입니다. 우리들은 옛 선인들과도 힘을 합쳐 지금까지 쌓아온 인류의 역사의 무게를 통해 마왕을 분쇄하겠습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군인들뿐만 아니라, 과거를 살아갔던 옛 사람들도 당신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일깨웠다. 『때가 왔습니다. 적은 강대하지만 울타리를 넘어 서로의 손을 맞잡은 우리들의 힘은 그걸 아득히 능가합니다.』 거기서 일단 필리네는 잠깐 말을 끊고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인류의 미래는 이 전투에 있으니! 반드시 승리해서 가족과 친구와 이웃의 미래를 쟁취하도록 합시다! 진군, 개시!』 병사들의 커다란 호응과 함께 최전열부터 순차적으로 부대가 움직였다. 드디어 결전을 향한 진군 개시다. “수고했어요, 필리네.” “좋은 연설이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설명이 늦긴 했지만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면, 방금 전까진 멋있게 힘 있는 연설을 했지만 이젠 다시 헬렐레 모드가 된 필리네 곁이다. 이번 연설 원고는 우리들도 함께 생각해낸 결과물이다. 생전 도로테아의 모습과는 다르게, 하얀 갑옷형 마도구를 몸에 걸친 필리네는 외견만 본다면 아름답고 위엄 있는 여기사와도 같은 차림이지만, 연설을 마치고서 헤롱헤롱하는 지금은 눈뜨고 못 볼 수준이다. “긴장했어요……. 병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클레어?” “다들 크게 고무된 모양이에요. 애초에 동네 의용병이 아니라 정식 훈련을 받은 나 제국의 정규군과, 로드 님이 직접 인솔해 온 병사들이니까요. 사기도 훈련도도 높을 거예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마지막까지 싸울 수 있을지는 별개로, 잇따라 탈영병이 나오는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하아…….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린 필리네는 방금 전에 보여준 늠름함과는 정반대로, 뭔가 처음으로 큰 발표를 마친 신입사원 같았다. 제도를 빼앗겼을 때도 잘 연설 했었는데 말이지. “그렇게나 자신이 없으셨나요?” “그야 그렇죠. 나 제국의 병사들은 몰라도, 바우어 병사들 입장에서 보면 불구대천의 원수였던 상대와 손을 잡고 싸우는 거잖아요? 지금 현재로선 제도 말곤 아무런 피해도 없는데도요.”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제국이지, 바우어가 피해를 입게 되는 건 먼 훗날의 일이라고 여기는 게 자연스러울 지도 모른다. “저는 꼭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마왕의 텔레파시는 바우어 병사들도 들었어요. 삿살산을 동결시키는 그 힘을 본다면 그들도 당연히 위기감을 품겠죠.” “아아, 그것도 그러네요.” “확실히 클레어 말이 맞을지도 몰라요.” 제도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바우어까지도 사정권에 닿는 강대한 힘. 안전지대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어쨌든 간에 되도록이면 단기간에 결판을 내고 싶어요. 장기화 된다면 쓸데없는 불화나 알력이 드러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네요. 하지만 적도 이번엔 전력을 다할 테니 그렇게 잘 될지 어떨지…….” 필리네가 자신 없는 말투로 말했다. 그런 점이 영 못미더운 거라고요, 필리네. “그렇게 축 처져있지 마세요. 당신은 총사령관이잖아요?” “클레어한테 맡아달라고 부탁했는데 거절했잖아요.” “클레어 님은 안 됩니다. 적의 어그로 1순위니까요.” “어그로……?” “아, 죄송합니다. 적이 가장 먼저 노린다는 뜻입니다.” 물론 클레어 님이 죽게 놔둘 생각은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총사령관이 당하거나 붙잡히기라도 했다간 군대 전체가 와해된다. “그리고 전력상으로도 클레어 님은 별동대로서 움직이는 편이 낫다고요.” “저도 머리로는 알고 있긴 하지만요…….” 필리네는 헬렐레 모드에서 좀처럼 회복하질 못하고 있다. “어머님도 이런 식으로 고민하신 적이 있을까요…….” 문득 혼잣말처럼 말한 필리네. “도로테아는…… 그런 고민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을 거 같아요.” “역시 그렇죠오…….” 역시 자기는 재능이 없다면서, 한층 더 움츠러드는 필리네. “딱히 도로테아처럼 될 필요는 없잖아요? 필리네는 필리네답게 모두와 하나로 뭉쳐 나아가면 되는 겁니다.” “저로선 그런 건…….” “할 수 있습니다. 필리네에겐 카리스마는 없지만, 다른 의미로 인망이 있으니까요.” “저, 정말인가요?! 대체 그 인망이란 건?!” 필리네는 푹 수그렸던 고개를 번쩍 들면서 기대감으로 눈을 빛냈다. “보호본능을 자극한다고 해야 하나.” “그건 못 미덥다는 뜻이잖아요~~~?!” 다시 낙담하는 필리네. “잠깐, 레이. 당신 필리네를 위로하는 척 하면서 사실 놀리면서 즐기고 있죠?”“앗, 아시겠나요?” “물론 알죠…… 가 아니잖아요!” “후에에엥.” 너무 놀렸나. “아니, 그래도 진지하게 말해서 이번 같은 상황은 도로테아보다도 필리네가 훨씬 더 적임이라고요.” “……훌쩍…… 어째서인가요……?” “그야 아무리 인류의 위기 앞에 일치단결해야한다고 외쳐본들, 자기들 나라를 침략하려던 장본인을 사령관으로 추대할 순 없잖아요?” “……아.” “그건…… 그러네요.” 이건 논리나 이론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호소해도, 순순히 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할 순 없을 것이다. 감정의 문제니만큼 어쩔 도리가 없다. “다행히도 필리네는 그런 쪽으로는 전과가 없는데다, 어쩐지 지탱해주고 싶어지는 분위기도 있으니까 안성맞춤입니다.” “지금 이거 칭찬인 걸까요…….” 필리네는 아직도 석연치 않아하는 모습이었다. “뭐, 이제는 익숙함의 문제 아닐까요? 클레어 님도 처음부터 이렇게 태연자약했던 건 아니니까요.” “그랬었나요?” “네, 처음 만났을 무렵의 클레어 님은 저를 괴롭히는데 집착해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요! 레이가 괴롭힘 당하는 데 집착한 거잖아요!” “……두 분의 관계란 대체…….” 필리네는 살짝 깨는 모양이다. “어쨌든 필리네는 입만 다물고 있으면 씩씩한 여기사로 통할 테니까, 그냥 평범하게 있으면 됩니다, 평범하게. 군의 지휘는 로드 님이나 힐다한테 맡겨두면 돼요.” “그, 그렇군요…….” 이제야 겨우 다시 일어선 필리네. “자, 우리들도 채비를 마치고 출발하겠어요. 드디어 결전이에요.” “우리의 사랑이 시험받는 순간이군요, 클레어 님.” “꽁냥댈 거라면 다른 데 가서 해주세요…….” 어울리지도 않게 필리네한테 격려 같은 걸 해버린 탓에 어쩐지 싱숭생숭해진 마음을 클레어 님 성분을 보급해서 회복했다. 필리네가 항의하는 목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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